성추행 의혹 서울대 교수측 “검찰 고발 통해 진실 밝힐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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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음악대학의 한 교수가 여제자에게 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선 가운데 해당 교수 측이 19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지속적인 음해를 하고 있다며 검찰 고발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음대 A교수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았던 B양(22)은 A 교수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지난 14일 서울대 인권센터 성희롱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B 양은 서울대생이 아니며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다.

B양 측은 신고서에서 A교수가 "가슴을 열고 (사진을) 찍어달라", "금방 슬거야" 등의 메시지를 B양의 휴대전화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A교수가 B양에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냈으며 B양을 차에 태우고 모텔가로 데려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교수는 종종 "나중에 교수시켜줄게"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B양 측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A교수의 변호인은 이날 SBS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B양 측이 증거로 내세운 모바일 문자 메시지(카카오톡) 캡처 화면이 편집됐다며 B양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A교수 측 이성희 변호사는 A교수와 B양의 관계에 대해 "한국 학생처럼 되어 있는데 외국에 있는 음대생으로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잠시 레슨을 받았고 그 이후로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서로 멘토를 하고 연락을 자주 하고 있는 그런 사이"라며 "교수와 음대 여성은 자기 공연을 녹화해서 자문을 구하면서 아주 친근한 사이였고 농담을 할 수 있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된 대화내용에 대해 "성적인 내용이 아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금방 슬거야'는 제 3자한테 이 여학생을 소개하는 용도로 해당 여학생의 프로필을 쓰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A교수가 '가슴을 열고 찍어라'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프로필 사진 중에 여학생이 보내온 사진들이 좀 있는데 좀 더 자신감 있는 그런 사진을 달라고 얘기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A교수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찍어 보내면서 '징그럽지?'라고 했다는 B양의 주장에 대해서는 "(A교수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내용을 캡처한 영상이 편집됐다는 주장의 근거로 "B양 휴대전화를 캡처했다고 하는데 미국 여학생의 카톡 대화 시간이 새벽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수업 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 내용이 너무 민망해서 '수업 중'이라고 말했다는 B양의 주장에 대해서는 "새벽 한 시에 수업 중이라는 것들이 변명이 될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여학생이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카톡에 있는 문자로 보더라도 웃으면서 서로 카톡을 하고 있다. 기분이 나빴다, 불쾌감을 느꼈다고 하는 것은 기존까지는 있지 않았던 얘기"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을 가르칠 때 피아노 연주하는 강사 분이 같이 계셨는데, 그분 보기에도 훨씬 더 자유롭고 그쪽에서 더 이상한, 같은 여자가 듣기에도 민망한 얘기들을 조금씩 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B양이 더 야한 농담을 A교수에게 했다는 주장.

그는 B양이 왜 이 문제를 제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A교수가 과거에 임용비리, 학력위조 논란, 고액 불법 개인 교습 논란 등에 휩싸였는데 모두 음해였다며 이런 일을 꾸민 사람을 밝혀내기 위해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건과 별개로 A 교수가 제자 성추행으로 학교 당국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보"라며 "성추행해서 경고를 받았다면 기록에 남아야 하는데, 그런 기록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퍼뜨린 누군가를 검찰 고발을 통해 찾아내 진실을 밝히자는 게 A교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 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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