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 美하원 외교위원장 “역사왜곡 더는 말라고 아베에 분명히 전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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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이 한일관계의 간극을 더욱 벌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63·공화·캘리포니아)은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17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에게 직접 역사문제를 거론하면서 “주변국에 상처를 주는 역사 왜곡 언행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건설적인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기존 방침을 장황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그동안 신사 참배는 ‘부전(不戰)의 맹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로이스 위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 시의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헌화했다. 미국 연방 선출직 공직자가 소녀상을 참배한 첫 사례였다. 2007년에는 ‘연방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일본의 역사 도발에 줄곧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일본으로부터 협박당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없다”고 답한 뒤 “내가 원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에서 국수주의적 행위로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1983년 당시 소련(현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 침범을 이유로 KAL 007편을 격추해 265명이 희생된 사건을 예로 들며 “국수주의적 긴장이 고조되면 그런 재앙이 되풀이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도 강조하듯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 특히 중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7일 발간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인권 문제 각성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탈북자 인권 보호에 중국이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에 이 문제를 직접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그동안 합의를 한 뒤 항상 상대방을 속여 왔다. 중국이 의지만 있다면 많은 수단을 가진 만큼, 북한 핵개발이 지역 불안정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김정은에게 국제의무를 준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 친구 중 이산가족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20일부터 시작되는 상봉 행사는 사고 없이, 예정대로 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스 위원장은 인터뷰에 앞서 이집트 테러로 희생된 한국인 관광객과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사상자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로이스 美하원 외교위원장#역사왜곡#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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