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전문가 “눈이 근본문제 아니다, 정상적인 지붕이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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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채널A 뉴스 갈무리.
채널A 뉴스 갈무리.

사망자 10명 등 11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사고의 원인이 폭설이 아닌 부실공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대구기상대와 경북도 등의 발표를 보면 경주지역에는 최근 1주일 동안 평균 50㎝가 넘는 눈이 쌓였다. 눈이 1㎡의 면적에 50㎝가량 쌓이면 눈 무게만 평균 150㎏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일단 이번 붕괴사고가 지붕에 쌓인 눈의 하중을 외벽이 견디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국립방재연구소장을 지낸 방재전문가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조원철 교수는 이날 "눈이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며 "정상적인 지붕이면 (1㎡당) 300kg 이상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150kg을 못 버티고 무너졌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서 "일반구조물은 (1㎡당) 300kg 이상은 반드시 견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사고현장에서 멀지 않은 경주 외동산업단지와 같은 경주지역 공장이나 일부 식당건물 등 비슷한 자재나 형태·구조로 지어진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다

조 교수는 사진으로 보면 서까래가 굉장히 약해 보인다며 "체육관 형태이기 때문에 가운데 기둥을 넣을 수 없어 지붕 밑에 서까래를 튼튼하게 트러스를 짜서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러스는 직선으로 된 여러 개의 뼈대 재료를 삼각형이나 오각형으로 얽어 짜서 지붕이나 교량 따위의 도리로 쓰는 구조물을 가리킨다.

사고 현장이 경량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것에 대해서는 "지붕이 300kg 이상의 하중을 받으려면 샌드위치 패널도 철판이 더 두꺼운 것을 놓고 보조서까래도 더 많이 넣어야 하는데, 사진으로 보면 그것이 굉장히 약했다고 하는 판단이 바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겉보기에 날림이라는 생각이 바로 드느냐'는 질문에 "바로 보인다. 서까래가 너무 약하다는 게 바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샌드위치 패널이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 있고 또 값이 싸기 때문에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다만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할 때는 내부의 샌드위치 패널을 받쳐주는 구조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출입문이 뒤쪽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문제 삼으며 "990㎡에 출구 하나는 너무 안전을 무시한 것"이라며 "적어도 양쪽에 하나씩은 더 있어서 최소 3개는 돼야 했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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