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배추-무 사서 직접 김치 담가 가는 시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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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깡시장의 새로운 시도

17일 야채 과일 위주의 부평깡시장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부평깡시장은 21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기 위해 정부의 현장 실사를 받는다.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7일 야채 과일 위주의 부평깡시장에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다. 부평깡시장은 21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기 위해 정부의 현장 실사를 받는다.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경인전철과 인천지하철1호선 환승역인 부평역 일대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이 똘똘 뭉쳤다. 인천 최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부평깡시장이 12일 협동조합을 출범시켰고 민관협의체인 ‘부평역상권 활성화 추진위원회’가 청년창업허브 조성 등의 선도사업을 본격화한다.

○ 문화관광시장으로 변신 중인 부평깡시장

과일과 야채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평깡시장이 인천 최대 물류시장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2년 전부터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장 주변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 13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5층 철골구조의 공영주차장을 신설했고 시장 내 상점을 개조해 어린이공부방을 겸한 고객 쉼터로 꾸몄다. 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상인대학을 개설했으며 지난해 5월부터 공동배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상인회 사무실 옆에 마련한 공동배송센터는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토바이 1대, 승합차 2대를 갖추고 직원 4명이 시장에서 구입한 물품을 부평지역에 한해 무료로 배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 이용객이 서비스 개시 첫 달인 지난해 5월 598명에 불과했지만 김장철인 지난해 11월 1135명으로 급증했다. 요즘 비수기인 겨울철이라 하루 30∼40명이 무료 배달을 신청하고 있다. 김세근 공동배송센터 매니저(55)는 “화물차를 불러 2만∼4만 원씩 내고 물품을 싣고 가야 했던 고객이 무료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좋아한다”며 “배달시간이 월∼토요일 오전 7시∼오후 5시인데 주문이 많아 2시간 정도 연장될 때도 많다”고 전했다.

부평깡시장은 인천시 산하 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40년간 과일과 야채를 경매하는 도매시장 역할을 해왔던 곳. 아직까지 도매 기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220여 개 점포 상인들이 공동 구매를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산지에서 직거래로 물품을 사들여 유통비를 줄이고 소비자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전 상인이 조합원으로 참여했고 조만간 사회적기업도 운영하기로 했다. 김명수 부평깡시장 상인회장은 “문화관광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객이 배추와 무를 사서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김치공장과 문화공간을 갖춘 독립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활기 찾는 부평역 상권

부평역∼부평깡시장 사이의 길이 2km 구간에는 전통시장 3곳, 지하상가 두 곳이 몰려 있다. 특히 부평역과 연결되는 지하상가 내 점포는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의 600여 개보다 훨씬 많은 1063개에 달해 전국 최대 규모. 인천을 찾는 해외 관광객과 젊은층의 고객이 많이 찾는 편이다.

그러나 2010년과 2012년 공항철도 2단계 구간과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선이 개통된 이후 부평역 환승객이 줄면서 상권이 다소 위축됐다. 부평역 상권 내에서의 버스 이용객(평일 기준)이 2011년 11만9322명, 2012년 10만8138명, 2013년 10만4987명으로 감소했다. 환승객이 부평구청역과 계양역으로 분산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부평구와 부평역 주변 상인들은 지난해부터 상권 관리기구인 ‘부평역상권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경매시장 및 주말 문화예술시장 운영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월부터는 부평로터리 지하상가의 빈 상점을 청년실업자의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1980년대 초부터 점포가 들어서기 시작한 부평로터리 지하상가는 100여 개 점포 중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다. 상인들은 구의 지원을 받아 1년간 월 10만 원 미만의 관리비만 받고 빈 상가를 청년들에게 임대해주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문화공연과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부평#상권#부평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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