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성지순례 안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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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한국인 관광버스 테러]
이집트 여행제한국가 지정에도… 여행사들 패키지상품 판매 경쟁
3월까지 3000명 더 떠날 예정

이집트 시나이 반도 폭탄 테러 사건으로 성지순례 여행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 테러 사건이 벌어진 시나이 반도는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맞닿은 곳이라 평소에도 치안 상태가 불안했다. 외교부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내륙을 ‘3단계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했다. ‘4단계 여행금지’보다 아래이긴 해도 3단계는 현재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수단과 같은 등급이다. 주요 성지 순례 여행사들은 이런 위험에도 이곳을 관광 상품에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다. 유대 지도자 모세가 이곳에 있는 시나이 산에서 신으로부터 십계를 받았다는 이유로 기독교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성지 순례 전문 여행사인 C여행사 관계자는 “사건이 난 지역은 성지 순례에서 뺄 수 없는 필수 코스”라며 “요즘이 성지 순례 성수기라 여행사 전체로 볼 때는 3월 말까지 2500∼3000명이 순례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높은 위험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여행사들이 성지 순례 패키지 여행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것은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성지 순례 여행상품의 주고객은 교회 신자들. 한 번에 수십 명이 1인당 3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돈을 들여 여행을 하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고객들이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최모 부목사는 “교회의 목사나 신도들은 그쪽 지역의 안전성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패키지 상품 할인율이 높거나 소개를 받은 여행사를 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7년 전 선교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가 탈레반 무장 세력에게 23명이 납치돼 2명이 살해된 분당 샘물교회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번 기회에 성지 순례나 해외 선교 시의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백연상 baek@donga.com·강은지 기자
#중동#성지순례#이집트#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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