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첨단 야간투시경 설계도 해외로 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창원 방산업체, 경쟁사서 빼내 유출… 정보당국 “北에 넘어갔는지 조사중”

국내의 한 방산업체가 광학용 군사장비의 설계도를 불법으로 취득해 이를 해외에 유출시킨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국군기무사령부 등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이달 초 경남 창원시에 있는 방산업체인 S사를 압수수색했다. 창원지검은 이 업체가 경쟁업체에서 개발한 방산장비인 단안경 야간투시경(사진)의 설계도를 절취해 해외에 유출시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안경 야간투시경은 군 장병과 경찰이 머리나 헬멧에 착용하거나 소총, 감시카메라 등에 장착해 야간경계감시 및 야간전투 등에 활용하는 장비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군에서 사용 중인 대표적인 개인용 야간 관측 장비이기도 하다.

기무사 관계자는 “S사가 경쟁업체 관계자를 통해 불법적으로 빼낸 단안경 야간투시경의 설계도로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해외 여러 업체들에 관련 부품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설계도를 e메일 등으로 유출시킨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런 사실을 포착해 검찰과 군 정보당국에 통보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은 S사에서 확보한 관련 자료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설계도 입수 및 유출 경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당국은 해당 제품의 설계도와 관련 기술이 북한을 비롯한 이적세력에 넘어갔을 개연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무사의 다른 관계자는 “해당 설계도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경우 복사품이 제작되거나 우리 군사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이 강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S사의 방산업체 지정과 사후 관리 책임 문제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천의 방산업체인 E사가 2005년 독자 개발한 이 장비는 외국의 동종 장비보다 해상도 등 성능이 뛰어나 2012년 정부로부터 방산기술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등 중남미 및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총 3000만 달러(약 318억 원)어치가 수출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첨단 야간투시경#창원#방산업체#해외 유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