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鎭川’… 제2캠퍼스로 산학협력-대학도시 새길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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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학교]
2개 학부-9개 학과로 3월달 개교

3월 첫 신입생을 받는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학과를 전면 배치하고 학교의 인프라를 지역사회에 개방함으로써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을 꿈꾸고 있다. 우석대 제공
3월 첫 신입생을 받는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학과를 전면 배치하고 학교의 인프라를 지역사회에 개방함으로써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을 꿈꾸고 있다. 우석대 제공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를 빠져나와 충북 진천군 우석대 진천캠퍼스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10분이 걸렸다. 행정구역은 충청도지만 서울에서 어지간한 경기도 소재 대학에 가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었다.

3월 개교하는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넓은 산자락 끄트머리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1월 우석대 총장으로 선임된 김응권 총장은 본관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진천 중심가를 가리키며 “생거진천(生居鎭川·살아서는 진천)이라는 말이 딱 맞다. 대학이 지역과 함께 상생하기에 정말 좋은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 진천과 시너지 내는 캠퍼스

전북 전주시에 연고를 둔 우석대는 올해 진천에 9개 학과, 2개 학부 규모로 제2의 캠퍼스를 열었다. 우석대와 진천군의 발전 전략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우석대는 장단기 발전계획인 ‘비전 2020+’에 따라 2007년부터 캠퍼스를 확대할 지역을 물색하고 있었고, 진천군은 시 승격을 목표로 대학 유치에 힘을 쏟고 있었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삼는 진천군이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지원하면서 우석대는 지방대 캠퍼스의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

교육부에서 대학 행정을 주도하고 차관을 지낸 김 총장의 일성도 이와 맞닿아 있다. 김 총장은 “지역 발전에 공헌하는 대학, 지역과 함께 윈윈하는 대학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우석대가 진천에 제2의 캠퍼스를 구축함으로써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대 경쟁력 강화에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교 전부터 지역 여건을 십분 활용한 특성화 전략을 꼼꼼히 짜놓았기 때문이다.

진천에는 오창산업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또 중앙공무원교육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소비자원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7만여 명인 인구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

김 총장은 “진천은 수도권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고 8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대학이 없어 교육 여건이 부족한 편이었다”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교육 기회와 문화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산업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 지역사회의 지식 문화 파트너 역할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된 진천군의 특성에 맞춰 ‘외국어 교육 특화도시’와 ‘국제문화교육 창조도시’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석대가 가진 25개국 116개 대학과의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민 교양 강좌, 초중고교 방과후 외국어 강좌, 다문화가족 정착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지방대가 달라져야 하는 시대

진천캠퍼스가 생겼다고 해서 우석대의 입학 정원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무작정 학교 규모를 키운 것이 아니라, 기존 전주캠퍼스의 일부 학과와 정원을 떼어 진천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 역시 지방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제2의 캠퍼스를 만든다고 하면 외부에서는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지방대 특성화를 이뤄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현재 지방대가 당면한 위기는 지방대만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계속 남의 탓만 할 순 없지 않은가”라며 “지방대 육성이 국가과제가 된 만큼 지방대도 지금까지 대학으로서 누려왔던 것을 빨리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방대는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고, 여기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대학 행정에 밝은 김 총장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 대학들의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대학도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심 기능을 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서 대학이 그런 기능을 못해왔다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우석대 진천캠퍼스가 대학과 관련된 지역 인구를 늘리고, 대학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지방대의 롤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대학들이 울타리를 높이 쳐놓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대학 안에서만 사용했지만 이제는 지역과 공유하는 시대가 돼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이 가속화하고 있으므로 지방대는 물론이고 서울에 있는 대학들도 지역 커뮤니티와 끊임없이 교류하는 대학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대 신임 총장으로서 구성원들에게 우석대의 역량을 믿고 열심히 뛰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김 총장은 “우석대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력도 크다는 점에 끌려서 오게 됐다. 유니크(unique)와 베스트(best)를 기치로 삼아 학생의 고유한 개성과 재능을 최고로 발현하게 함으로써 학생, 대학, 지역, 국가가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석대학교#진천캠퍼스#우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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