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지금은 선수들만 응원할 때” 김재열 단장의 울림있는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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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8일 07시 00분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오른쪽)와 김재열 한국선수단장. 사진제공|대한체육회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오른쪽)와 김재열 한국선수단장.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지금은 열심히 선수들만 응원하고 있습니다.” 김재열 한국선수단장의 짧은 한마디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선수단이 안팎으로 소란에 휩싸여있다. 특히 남자쇼트트랙의 ‘빅토르 안’ 안현수가 러시아대표팀 소속으로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내면서, 2011년 그의 귀화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와 관련해 국내체육계에 구조적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토록 지시함에 따라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게다가 남자쇼트트랙대표팀이 노메달 위기에 처하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 단장은 ‘안현수 사태’가 일어난 이후에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수장을 맡은 만큼, 이번 일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마음이 편할 수는 없는 처지다. 최근의 논란에 대해 김 단장은 “열심히 선수들만 응원하고 있다”는 함축적인 한마디로 안타까운 속내를 대신했다.

소치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태극전사들은 결과를 떠나 지난 4년간 피땀 흘려 준비한 것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도 모자랄 판에 경기 외적인 일로 인해 마음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쇼트트랙대표팀만 해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면서 온전히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소치에서 한국선수단을 지원해주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선수들은 전쟁터에 나와 있다. 이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을 준비했고, 경기를 치러야 하지 않나. 국민이 한 마음으로 응원해도 모자랄 판에 자꾸 다른 곳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안현수마저 “자꾸 내 얘기로 인해 올림픽에 집중해야 할 한국의 후배들이 흔들리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하고 싶은 말은 올림픽이 끝난 뒤 하겠다. 내 입으로 나가지 않는 한 더 이상 내 (귀화) 얘기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치올림픽은 닷새 뒤면 끝난다. 그에 따른 결과도 당연히 뒤따를 것이고, 적절한 보상 또한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잘못이 있다면 응당 고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직은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절실한 때다.

소치|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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