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4만명 숨졌어도… 시리아 평화회담 ‘빈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차기 협상 날짜도 못잡아 난항 예고… 美 “러, 아사드 지원 갈등 연장” 비난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제네바2 회담) 두 번째 라운드가 15일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협상 중재자로 나선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랍연맹 특사는 이날 “회담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던 시리아 국민에게 매우 매우 미안하다”며 “양측은 평화회담이 계속되길 원하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회의는 테러행위 중단과 과도정부 구성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27분 만에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히미 특사는 “다음 라운드 시작 날짜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담 재개조차 불투명해지면서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갈등만 연장시킨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며 “한쪽에서는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 체제를 지원하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평화적인 접근을 원한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번 회담의 성공 여부는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압력을 넣느냐에 달려 있다.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국민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은 유엔 결의안 통과도 막았다.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의 평화를 위한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번 회담의 실패는 전적으로 시리아 정부에 (책임이) 있다. 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움직여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3년 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시리아에서 현재까지 14만41명이 숨졌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신분증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람만 집계한 수치로 이 중 어린이는 7626명, 여성은 5064명이 포함됐다.

특히 1월 22일 시작된 평화회담 이후 시리아 정부는 반군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했다. SOHR에 따르면 그날부터 최근까지 3400여 명이 숨졌다. 반군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방공화기와 대(對)탱크 미사일 등을 지원받아 무장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만큼 폭력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방 외교관들도 이번 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때를 위한 ‘플랜 B’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회담 결과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고하고 반 총장,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만나는 회의를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스위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