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訪中때 반체제 블로거들 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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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유-민주주의 40분 토론… 中 인권-언론자유 압박 의도인듯
블로거들 美압박 촉구엔 즉답 피해

아시아를 순방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중국에서 반체제 성향의 블로거들과 만나 인터넷 자유와 민주주의를 토론했다.

중국을 1박 2일로 방문한 케리 장관은 둘째 날 인도네시아로 떠나기에 앞서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중국 블로거 4명과 40분 동안 만났다. 그가 바쁜 일정 중에 블로거들과 만난 것은 인권, 표현과 언론의 자유 등을 보장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는 자국민뿐만 아니라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도 영향을 미쳐 이 서비스들은 중국 내에서 검색 등 일부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중국 블로거들은 케리 장관에게 “인터넷 자유를 막는 만리장성 방화벽을 허물어 달라”고 요청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인터넷 자유가 보장될 때 중국 경제가 더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정치인들과 만날 때마다 인터넷 자유와 인권문제를 강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에서 블로거들이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압박하라고 촉구하자 케리 장관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뒤 인권이 더 억압받고 있다’는 한 블로거의 지적에 즉답을 피했다. 다른 블로거가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현재 투옥 중인 류샤오보(習近平)의 부인을 만나 달라고 요청하자 “시간이 없다”며 거절했다. 또 다른 블로거가 “미국 기업이 중국의 인터넷 차단에 협조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케리 장관은 “그런 일이 있느냐”며 반문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블로거들은 “케리 장관과의 만남 전에 중국 관리들이 토론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 만나자고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케리 미국 국무장관#중국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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