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2명, 뻥뚫린 구멍 온몸으로 막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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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급유중 충돌… 부산서도 기름 유출
유류공급선이 화물선 들이받아 여수의 1.5배 237t 유출됐지만
벙커C유 상당량 대기로 증발된 듯

선박 98척-항공기 4대 방제 투입 15일 오후 2시 20분경 부산 영도 태종대에서 5.1km 정도 떨어진 남외항 선박 묘박지에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이 부딪혀 237t의 벙커C유가 유출됐다. 해경은 자체 경비정과 해군, 소방, 민간업체 등에서 지원받은 선박 등 모두 98척의 함정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기름띠 확산을 막았다. 원 안이 기름이 샌 연료탱크 부분으로 가로 20cm, 세로 30cm 크기의 구멍이 났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선박 98척-항공기 4대 방제 투입 15일 오후 2시 20분경 부산 영도 태종대에서 5.1km 정도 떨어진 남외항 선박 묘박지에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이 부딪혀 237t의 벙커C유가 유출됐다. 해경은 자체 경비정과 해군, 소방, 민간업체 등에서 지원받은 선박 등 모두 98척의 함정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기름띠 확산을 막았다. 원 안이 기름이 샌 연료탱크 부분으로 가로 20cm, 세로 30cm 크기의 구멍이 났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부산 앞바다에서 화물선과 유류공급선이 부딪쳐 기름이 대량 유출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방제당국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해·공 입체작전을 벌이며 오염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5일 오후 2시 20분경 부산 영도 태종대에서 약 5.1km 떨어진 남외항 선박 묘박지(부두 접안 전후에 대기하는 곳)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8만8250t 화물선 캡틴 벤젤리스 엘호와 이 배에 기름을 공급하던 460t 부산선적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가 너울성 파도에 흔들리다 충돌했다. 이로 인해 유류공급선 앞부분이 화물선 뒤쪽 왼편 연료탱크 부분을 들이받아 가로 20cm, 세로 30cm 크기의 구멍이 났다. 그 틈으로 벙커C유가 4시간 동안 237t 정도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액 164t보다 많은 양.

해경은 사고 발생 지점에서 남쪽으로 4.5km 떨어진 지점까지 은색과 흑갈색 오염군이 분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쪽인 인근 태종대와 영도 중리 해안가에서는 아직 유출된 기름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연안이나 양식장 오염 등 2차 피해가 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벙커C유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 특성이 있어 방제가 비교적 용이한 데다 급유 작업을 하다 유출된 벙커C유 온도가 50도 정도여서 대기 중으로 날아간 양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각종 양식장이 있는 가덕도를 비롯한 경남 거제 통영 쪽과는 10km 이상 떨어져 있고 기름띠 확산을 막기 위해 사고 직후 오일펜스를 설치해 놓아 오염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가덕도에서 양식업을 하고 있는 김모 씨(60)는 “당장은 연안 오염이 없다고 해도 양식장으로 기름이 밀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종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윤모 씨(42·여)는 “그동안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 여파로 횟집 문을 닫을 형편이었는데, 이번에 기름 유출 사고까지 터져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경은 자체 경비정과 해군, 소방, 민간업체 등에서 지원받은 선박 등 모두 98척의 함정과 선박,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기름띠 확산을 막고 있다. 방제정은 오염 해역에서 유화처리제를 살포하고 흡착포로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해경은 오후 5시 현재 수거한 기름 양은 188t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유출량과 오염 범위를 정확히 조사하는 게 우선이다”라며 “벙커C유 유출량이 많아 해양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상황인 만큼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 기름 유출#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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