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끼리 얼굴만 봐도 위로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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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피해 유가족 20여명 한자리… 추모위-온라인추모관 설립 논의

한국살인피해자추모위원회 중앙추모위원장 강모씨(가운데)가 15일 살인 피해 유가족의 치유를 돕는 온라인 추모관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살인피해자추모위원회 중앙추모위원장 강모씨(가운데)가 15일 살인 피해 유가족의 치유를 돕는 온라인 추모관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12년 용인 50대 부부 피살사건 피해자 동생입니다.” “2011년 필리핀 관광 중 살해된 ○○○ 어머니예요.”

15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광진정보도서관 회의실에 모인 20여 명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한국살인피해자추모위원회’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한자리에 모인 유가족들이었다. 한국피해자지원협회는 3월 살인피해 유가족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추모위와 온라인 추모관을 설립한다. 전국에 유족들이 중심이 된 위원회를 두고 변호사 의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피해 가족에게 심리치료, 법률지원, 생활상담도 해준다.

유족들과 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중앙 및 지역별 추모위원을 추대하고 온라인 추모관 운영규정을 논의했다. 3월 15일 공식 기자회견 때 발표할 성명서도 함께 작성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살인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처벌 및 양형기준 강화 △피해 유가족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중앙추모위원장으로 추대된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 피해자의 남동생 강모 씨(41)는 “(누나가 죽은 뒤) 우리 아이들이 ‘왜 고모가 안 오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라면서 울먹였다. 유가족들은 각자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위로하기도 했다. 2010년 3월 ‘청주 택시운전사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으로 딸(당시 24세)을 잃은 송모 씨(60)는 “우리 딸 사건은 이미 처벌까지 끝났지만 해결되지 않은 사건 유가족들을 보니 돕고 싶다”며 “이렇게 유족들이 모여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도영 now@donga.com·주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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