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부디 하늘나라에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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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던져 사망한 아이, 나주시 도움으로 장례 치러

전남 나주시는 아빠가 벽에 던져 사망한 생후 46일 된 남자아이의 뒤늦은 장례식(화장)을 13일 치렀다고 밝혔다. 아이가 숨진 지 15일 만이다. 이 아이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나주시 자신의 집 안방에서 “생활비 1만 원이 부족하다”며 아내(40)와 말다툼을 하던 남편 김모 씨(42·구속)가 벽에 던져 숨졌다. 숨진 아이는 김 씨의 4남 1녀 중 막내였다.

아이의 장례비용은 300만 원이 나왔지만 장례업체가 딱한 사정을 고려해 180만 원으로 깎아줬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 통장에는 2만 원밖에 남지 않아 장례를 미뤄왔다.

딱한 사정을 접한 나주시는 소외계층에게 주는 긴급복지비 75만 원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00만 원을 각각 지원해 장례를 치르게 됐다. 마을 이장 정모 씨(73)도 부족한 장례비용을 보탰고 장례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 주는 등 상주 역할까지 했다.

정 씨는 “남은 네 남매와 부인이 살고 있는 집을 빚 400만 원을 갚지 못해 팔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가장인 김 씨가 구속돼 교도소에 있는 만큼 가족들이 계속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김 씨의 가족을 영세민 영구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시골에서 살던 네 남매가 아파트에서 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라며 안타까워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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