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북상하는 철새… 충남 AI 확산에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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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선 1월 철새 거의 사라져… 당진 - 예산엔 17만마리 북적

천안과 청양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소강상태였던 충남지역 AI가 확산 추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충남도는 AI를 옮기는 주범인 철새가 북상 중이어서 이달 하순이 AI 확산 여부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잇단 도살처분에 농가 울상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청양과 천안의 가금류 농장에서 닭과 오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 항원(H5N8형)이 검출됐다. 청양군 운곡면에서 산란계를 키우는 박모 씨(54)는 농장에서 닭이 폐사했다며 14일 검사를 의뢰했다. 앞서 천안시 풍세면 보성리에서 육용오리를 사육하는 전모 씨(43)도 일부 육용오리가 폐사하자 13일 충남도에 AI 의심 신고를 했다.

충남도는 두 발생농가와 주변 500m의 가금류 7만 마리에 대한 도살처분을 16일 마무리했다. 이로써 충남지역에서는 지난달 25일 부여에서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8농가에 걸쳐 24만1000마리의 가금류가 도살처분됐다.

하지만 충남도는 발생농가 3km 이내에 있는 청양의 가금류 2만9105마리(7가구)와 천안의 102만 마리(24농가)에 대해서는 도살처분을 일단 하지 않기로 했다. 발생농가 3km 이내 지역의 도살처분 유예는 경기 안성과 화성에 이어 천안과 청양이 두 번째다.

충남도 관계자는 “발생농가 3km 이내의 경우 규정상 시도지사와 검역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도살처분을 건의해 실시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검역 당국 의견만으로 무조건 도살처분하면서 농민들의 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달 하순이 충남 AI 최대 고비

충남도는 AI를 확산시키는 주범인 철새들이 점차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런 추세라면 이달 하순에 AI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욱 가축방역 담당은 “지난달 중순 전북 고창과 부안을 뒤덮었던 철새가 이미 사라졌고 열흘 전만 해도 20만 마리를 넘었던 서천의 철새도 지금은 500마리 안팎에 불과한 상태다. 하지만 당진과 예산의 삽교호에는 17만 마리의 철새가 북적대고 있다”며 “이는 철새가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로 올라가는 중이라는 의미인데 이 과정에서 충남지역에 AI를 옮겨놓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천안시 풍세면 가송리 인근 곡교천에서 월동 중인 철새에서 11일 고병원성(H5N8형) 항원이 검출됐다.

충남지역에서는 AI 도살처분 매몰 작업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작업에 참여했던 부여군 공무원 2명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충남도가 부여군보건소와 충남광역정신건강센터에서 사후관리를 받도록 조치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철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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