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미라클 호텔의 훈련장. 이곳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소화 중인 성남FC 공격수 김태환(25)의 얼굴에서 굳은 각오가 느껴졌다.
김태환은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았다. 20세 이하, 올림픽대표를 거려 2011년 3월 온두라스-몬테네그로와 평가전을 앞두고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한동안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지만 홍명보 감독에게 부름을 받아 작년 10월 브라질-말리와 평가전 때 다시 뽑혔다. 올 초 3주 동안 이어진 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훈멤버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김태환은 스스로 아직 대표 자격이 부족하다 말한다. “진짜 대표선수라면 기복 없이 꾸준히 발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잠깐 갔다 오는 것과는 다르죠. 이번에 처음으로 3주라는 긴 시간 동안 대표팀 훈련을 하면서 진짜 대표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김태환은 그 욕심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자기관리에 힘쓰고 있다. 김태환은 12일 아틀란티스(리투아니아)와 연습경기 때 선발로 나서 후반 중반까지 뛰었다. 함께 교체 아웃된 다른 선수들이 젖은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김태환은 홀로 운동장을 돌며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 평소에도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개인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사실 지금 김태환의 몸은 100%가 아니다. 올 초 대표팀의 브라질, 미국 전훈을 소화하고 곧바로 터키로 오며 잦은 이동으로 피로가 쌓였다.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빨리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김태환은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인 스피드에 세밀함을 장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어릴 때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김태환의 빠른 발은 정평이 나 있다. ‘치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탄탄한 체구에 몸싸움도 어지간해서는 안 밀린다. 체력과 근성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하지만 섬세하고 영리한 플레이는 아직 2% 부족하다. 김태환도 인정한다.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새로 오신 박종환 감독님께도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볼을 가지고 있을 때의 움직임과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요.”
김태환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안탈리아(터키)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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