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월대보름…부럼 깨물면 한해 건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4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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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부럼의 의미'

올해 2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이자,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이다.

정월 대보름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땅콩과 호두, 밤, 잣 등 부럼을 깬다. 사람들은 부럼을 깨면서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일 년간 부스럼과 종기가 나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부럼의 의미나 정확한 유래를 알 수는 없지만, 견과류나 과일을 깨물면서 피부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치아를 갖게 해달라고 소원하는 것은 먼 옛날부터 볼 수 있었던 풍속이다.

고종 때 이유원은 '가오고략(嘉梧藁略)'에서 부럼 깨는 풍속은 신라, 고려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동국세시기'에 나타난 부럼의 의미는 이렇다. 대보름날 아침이면 호두와 밤, 잣, 은행, 무를 깨물며 일 년 열두 달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데 이것을 부럼 깨물기라고 했다. 한자로는 작절(嚼癤)이라고 썼는데 깨물 작(嚼)에 부스럼 절(癤)이니 부스럼을 깨물어 터뜨린다는 뜻이다. 혹은 치아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풀이했다.

김려가 쓴 '담정유고(a庭遺藁)'에 부럼을 깬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자세히 실려 있다. 정월 대보름 풍속을 읊은 시에 "호두와 밤을 깨무는 것은 바가지를 깨는 것처럼 종기의 약한 부분을 깨물어 부숴버리는 것이다. 신령의 소리를 흉내 내 솜씨 좋은 의사가 침을 놓는 것이라는 주문을 외우며 깨문다"고 했다.

옛날 사람들은 부스럼은 역귀(疫鬼)가 퍼뜨리는 돌림병이라고 믿었다. 그 때문에 역귀를 물리칠 수 있는 신령의 목소리를 빌려 부스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종기를 터뜨린다는 뜻에서 견과를 깨물었던 것이라고 풀이된다.

한편,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로 주목받고 있다.

밸런타인 데이에 가려져 있던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 부각된 것은 최근 일본의 망언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일본은 동북아시아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대한의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정당하게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지칭했다. 이에 최근 경기도 교육청은 밸런타인데이에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실으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사진=부럼. 동아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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