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박건형 “나는 ‘꼬인’ 군번, 병장 때도 걸레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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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4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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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은 “‘디셈버’는 대학교 선배 장진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이다”라며 “그래서 더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건형은 “‘디셈버’는 대학교 선배 장진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이다”라며 “그래서 더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박건형(37)은 요즘 고 김광석의 음악에 빠져 있다. 창작뮤지컬 ‘디셈버’(연출 장진)에 두 달째 출연하고 있음에도 고인의 음악이 신비롭기만 하다. 최근 서울 공연을 마치고 지방 공연을 시작한 그는 “김광석 님은 감성음악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마치 마력에 끌리는 것 같아요. 특히 ‘서른 즈음에’와 ‘이등병의 편지’를 들으면 표현을 못할 정도로 북받치게 돼요.”

그렇지만 처음부터 그가 김광석의 팬이었던 건 아니다. 그는 “노래를 애써 찾아 듣진 않았다”며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뒤늦게 김광석의 팬이 된 그는 “오히려 김광석 님의 노래와 창법을 몰랐던 게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할 수 있었던 것.

“노래와 드라마가 구색을 잘 갖춰야 하는 작품이에요. 처음부터 그의 팬이었다면 노래에 심취해 집중을 못했을 거예요. 몰랐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었죠.”

박건형은 ‘디셈버’를 공연하며 ‘추억’과 ‘열정’을 선물 받았다. 연기에 매진했던 대학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매일 12시간씩 동료들과 함께하며 잃었던 열정을 되찾았고, 연기밖에 몰랐던 대학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모든 배우가 열심히 연습했어요. 시간이 끝나도 누구 할 것 없이 더 연습하고, 서로 봐주기도 하고요. 밖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그러다 보니 미친 듯이 연기했던 대학시절이 생각났어요. 그때의 열정을 찾아준 ‘디셈버’는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드라마(불의 여신 정이)와 공연으로 바쁜 2013년을 보낸 박건형은 2014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의 새 멤버로 확정됐다. 예능이지만 마음가짐은 진지하다. 그는 “예능도 작품”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재미를 줘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훈련병으로 재입소하는 것이다. 다녀온 군대를 다시 갈 생각에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재입소할 생각에 얼마나 아찔하던지…. 현장에 최소의 스태프만 투입된대요. 작가들도 숨어 있고 매니저도 없고…. 의지할 곳이 없어요. 하하!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한숨이 절로 나와요.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저를 원했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로 흘러갔다. 의장대 출신인 그는 “나는 일명 ‘꼬인’ 군번이었다”며 “선임자가 많고 후임자는 없어 병장 때도 걸레질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힘들긴 했어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남자에게 군대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장소예요.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곳이기도 하고요. 제가 지금까지 쓰러지지 않고 오래도록 배우생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군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진짜사나이’가 앞으로의 삶에 버팀목이 될 거라는 좋은 예감이 들어요.”

새로운 도전을 앞둔 그는 요즘 독서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책의 매력에 빠지면서 독서가 취미생활이 됐다. 인터뷰 장소에도 팬으로부터 선물 받은 ‘제3인류’(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놓여 있었다. 그는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새로 생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악보나 대본을 더 보는 게 작품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편협한 시각이었어요. 책을 읽음으로써 더 풍성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가들이 한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열정에 감명 받기도 하고요. 예능 독서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감정을 소화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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