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식어도… 中 최대 무역대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2013년 상품교역 美제치고 1위

미국이 지난해 상품 교역 규모를 최종 집계함에 따라 중국이 수출입 총액(서비스 제외)에서 사상 처음 세계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13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의 상품 교역 총액은 3조8839억 달러(약 4137조 원)였다. 중국이 지난달 10일 집계한 자국의 상품 교역액은 4조1603억 달러(4431조 원)로 미국보다 2764억 달러 더 많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전체 규모에서 20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발표한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서 중국은 지난해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향후 5년간 전망에서도 중국은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독일에 이어 3위였던 미국은 5위로 떨어졌다. 중국은 특히 최근 1년간 120개 유럽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한 첨단 기술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내부에서는 경고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철강과 화학,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은 과잉 중복 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말 중국 기업의 부채가 12조1000억 달러(약 1경2871조 원)로 미국(12조9000억 달러)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기업 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에서 2012년에는 124%로 증가했다. 미국은 이 비율이 80% 수준이다.

금융 부문의 부실도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JP모건은 2012년 말 현재 부동산 투자 등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그림자 금융’ 규모가 36조 위안(약 6317조 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중국 GDP(56조8845억 위안)의 63%다. 중국 경제의 뇌관인 지방 채무와 그림자 금융은 서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그림자 금융 규제 방안을 각 기관에 통지했다. 그림자 금융을 옥죄면 한계 기업들의 부도가 늘고 투자도 줄어들 전망이어서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를 비관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제조업 비중이 2012년 GDP의 48%에서 지난해에는 41%로 낮아진 반면 서비스업이 47%로 성장하는 등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경기의 진폭에서 벗어나 내수 중심의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징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무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