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목발 짚은 장애인이 좀도둑일 줄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 강남일대 고시원 돌며 29차례 990만원 턴 30대 구속

서모 씨(39)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고시원의 좁은 복도를 서성거렸다. 그는 목발을 짚고 있었다. 서 씨는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방에 절뚝거리며 몰래 침입해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서 씨는 2012년 1월부터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고시원에서 좀도둑질을 하거나 공사장 일용노동직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2013년 2월 공사장에서 낙상사고로 왼쪽 다리가 부러지자 2013년 5월부터는 목발을 짚고 다니며 고시원을 털었다. 목발을 짚고 고시원에 태연히 들어갔다가 방주인이 담배를 피우러 나가거나 화장실을 가려 잠시 문을 열어놓은 사이 지갑을 들고 도망쳤다.

서 씨는 201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29차례에 걸쳐 990여만 원을 훔쳤다. 이 중 11차례는 왼쪽 다리 골절 이후 목발을 짚고 저질렀다. 서 씨의 상습 범행에 강남 일대 고시원에는 서 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과 함께 ‘방마다 기웃거리는 좀도둑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붙을 정도였다. 일정한 주거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며 2년여 동안 좀도둑질을 일삼던 서 씨는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시원 도둑#장애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