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천곡중 3학년 임우석군, 다리 불편한 1학년 김동환군 도와
졸업식서 신발선물-선행상 받아
“1년 동안 아들을 업어 준 학생들이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13일 오전 울산 북구 천곡중(교장 김윤갑)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이례적인 시상과 함께 선물 전달식이 열렸다. 몸이 불편한 1학년 후배를 1년간 업고 등교시켜 준 3학년 졸업생에게 선행상과 함께 신발을 선물로 줬다.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상과 선물을 받은 주인공은 3학년 임우석 군(16). 임 군은 혼자 걷기가 어려운 1학년 김동환 군(14)을 아침마다 업고 등교했다. 김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감기 후유증으로 생긴 근육마비질환으로 손발이 불편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의족으로 걸을 수 있지만 혼자서는 3층 교실까지 가기 어렵다.
임 군은 지난해 3월 1학년 후배가 어머니에게 업혀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임 군은 “어디 가시냐고 어머니에게 여쭤보니 아들 다리가 불편해 3층 교실까지 업고 올라간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워 도와드리겠다고 했다”며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려 1년간 동환이를 부축하거나 업어서 교실까지 데려다 줬다”고 말했다. 임 군은 “처음에는 동환이 다리가 많이 불편해 겨우 서 있을 정도였는데 2학기 들어 재활치료로 많이 좋아져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다.
선행에는 김 군과 같은 반인 한태희 군(14) 등도 동참했다. 부모가 교문까지 김 군을 차로 데려오면 학생들은 교문에서 교실까지 김 군을 업었다. 이동수업이나 점심시간에는 급우들이 김 군을 부축해줬다. 김 군 어머니 변기연 씨(49)는 “학교에 폭력이나 왕따만 있는 게 아니라 착한 마음씨를 가진 학생이 많다”며 “고마움을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 씨는 1년간 아들의 발이 되어준 임 군에게 신발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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