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느낌처럼… 하프로 고국관객과 특별한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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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출신 네덜란드 하피스트 메이어르, 14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세계적인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어르는 12일 “이제 한국에 돌아오는 건 소중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세계적인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어르는 12일 “이제 한국에 돌아오는 건 소중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 제공
한국계 네덜란드인 라비니아 메이어르(31)는 세계적인 하피스트다.

그는 세계 어느 무대에서든 ‘아리랑’을 연주한다. 그는 “아리랑을 처음 들었을 때 그 음악과 내가 연결되는 특별한 느낌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그는 두 살 때인 1985년 친오빠와 함께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메이어르는 이탈리아 작곡가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곡으로 꾸민 새 음반 ‘파사지오’ 한국 발매 홍보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위해 내한했다. “아티스트로 한국 관객과 음악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그는 “그것이야말로 내가 태어난 나라에 돌아오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첫 내한 연주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때는 한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낯설고, 관광객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연주가 끝난 뒤 한 여성이 그를 찾아와 “한국에 돌아와서 당신의 음악을 나눠줘 고맙다”고 했다. 그는 “그 말을 듣고서야 편안해지고 환영받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친아버지와도 만났다. 그때의 경험은 강렬했다. 친아버지와는 그 후로도 한 차례 더 만났고 e메일로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때 음악도 그렇게 된다. 개인적 경험이 음악에 반영되니까. 친아버지를 만난 순간, 순식간에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더 긍정적이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됐다. 그 모든 면이 내 음악에 반영됐다. 그 후로 자유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내적 성숙과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였다.”

그는 네덜란드 태생의 사회복지사 아버지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회계사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이 부부가 낳은 언니 아래에 메이어르 남매가 있고, 그 밑에 에티오피아에서 입양한 남동생이 있다. 그는 “컬러풀 패밀리”라며 밝게 웃었다. 언니는 변호사, 오빠는 웹디자이너, 남동생은 회계사로 일한다.

“오빠는 백파이프, 나는 하프를 같이 연주했는데, 어렸을 때 한국에서 오빠는 대금이나 단소를, 나는 가야금을 들은 적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하프와 가야금은 통하는 면이 있다. 언젠가 아리랑을 음반에 꼭 실으려고 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라비니아 메이어르#하피스트#아리랑#파사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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