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 대통령, 후보시절과 다른 사람…실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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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경쟁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2일 "후보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과 대통령이 된 이후의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다른 분으로 느껴질 정도로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정책공약에 반영하는 합리적이고 따뜻한 보수의 면모를 보여주셨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권위주의적이고 자기 생각을 국민에게 오히려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실망한 부분에 대해 "경제 민주화나 복지 공약부터 근래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이르기까지 공약을 줄줄이 파기하고 있다"며 "국민통합에 실패하고 있는 점,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털고 가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점, 아주 권위주의적인 불통의 면모"라고 밝혔다.

다만 "외교에서 성과를 많이 내고 있고 대북 관계에서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북한을 대하고 있는 점, 전두환 대통령 미납 추징금을 받아낸 점 등 원칙을 세운 부분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 후보 발굴이라든지 이런 모습들을 보면 기존에 민주당이 해 왔던 방식들 또 민주당이 내세웠던 후보군들하고 그렇게 별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와 관련해선 "야권성향 지지자들의 표만 분열시켜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가 된다면 국민이 아주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이라며 "결국 창당이 되고 후보군이 정리되면 국민 여론을 존중하면서 아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연대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문 의원은 연대 방식과 관련해 "획일적인 후보 단일화 방식 연대라든지 여기저기 자리를 서로 나누는 방식의 연대가 아니라 원칙이 있으면서도 유연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 의원은 "우선 민주당과 신당이 서로 경쟁을 해도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염려가 적은 권역에서는 양당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다"며 "양당이 분열할 경우에는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그런 위험이 큰 그런 권역에서는 분열을 피하는 데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를 위해서는 안 의원과 직접 만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의논해야겠는데, 어쨌든 안철수 의원도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 지금 신당을 만드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결국은 국민의 여망을 다 존중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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