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DMB 보다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사고처리 수신호하던 운전자, 한눈판 뒤차에 치여 숨져

2층 구조의 교량인 부산 광안대교 위층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가 삼각대 없이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수신호를 하던 중 차에 치여 20m 아래 하판으로 떨어진 뒤 또 다른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경찰은 사망자를 친 차의 운전자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겨울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면서 한눈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11시 20분경 해운대구 우동에서 남구 용호동 쪽으로 달리던 K5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광안대교 1차로 왼쪽 안전 난간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운전자 배모 씨(29)는 사고 후 차 뒤쪽으로 가 수신호로 후속 차량에 사고가 난 것을 알렸다. 삼각대는 설치하지 않았다.

뒤따르던 김모 씨(45)의 택시가 멈춰 서자 배 씨는 택시 뒤로 가 수신호를 계속했다. 하지만 달려오던 오모 씨(48)의 카니발 차량이 배 씨를 친 뒤 택시와 추돌하고 멈춰 섰다.

오 씨는 충돌 직전 당황해 “어∼”라는 소리를 질렀다. 이 시간은 소치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의 경기상황을 중계하는 때였다. 경찰은 경기상황을 중계하는 음성이 담긴 블랙박스를 확보해 오 씨가 DMB를 보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배 씨는 20m 아래 광안대교 아래층으로 떨어졌고, 용모 씨(28·여)가 운전하던 스타렉스에 치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택시와 카니발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김행섭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처 차장은 “사고가 날 경우 차량이 움직일 수 있으면 갓길 쪽으로 신속히 차를 이동시켜야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운전자는 삼각대를 주간에는 후방 100m, 야간에는 200m 뒤에 설치한 뒤 갓길 밖으로, 사고 지점보다 전방으로 피신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삼각대가 없을 때는 차량 뒤에서 수신호를 하되 난간 쪽에 바짝 붙어서 밝은 색의 옷을 흔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황인찬 기자
#광안대교#DMB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