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7개 구단 감독들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 당연 이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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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2일 07시 00분


러시앤캐시 세터 이민규(오른쪽)가 프로배구 7개 구단 감독이 꼽은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뽑혔다. 기량과 발전 가능성이 그 이유다. 9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토스하고 있는 이민규.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러시앤캐시 세터 이민규(오른쪽)가 프로배구 7개 구단 감독이 꼽은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뽑혔다. 기량과 발전 가능성이 그 이유다. 9일 열린 삼성화재전에서 토스하고 있는 이민규.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세터 중 빼어난 기량·발전 가능성 등 이유
세트부문 2위…1위 유광우에 0.02% 뒤져
서브·블로킹도 우수…세터 중 ‘최다 득점’

프로배구 V리그 7개 구단 감독에게 가정법으로 물어봤다. “7개 구단 모든 선수들을 자유계약으로 놓고 팀을 만든다면 어떤 선수를 가장 먼저 뽑을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모든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뽑은 팀의 첫 번째 선수는 러시앤캐시 세터 이민규(22)다. 수많은 선수들을 제치고 젊은 세터를 찍은 감독들 얘기의 공통점은 기량과 가능성이었다. 감독들은 ”최근 나온 세터 가운데 가장 기량이 좋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동안 한국 배구가 원했던 장신세터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기량이다”고 했다.

이민규는 경기대 시절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될성부른 나무였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팀의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어떻게 공을 배급하느냐에 따라 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생각이 많아져 스스로 혼란에 빠지면 팀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걱정도 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2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민규의 기량은 지난해 11월5일 데뷔전 때부터 빛났다. 비록 팀은 경험부족으로 계속 패했지만 이민규의 토스만큼은 다른 팀의 부러움을 샀다.

5일 삼성화재를 3-0으로 이길 때도 이민규의 토스는 빛났다. 삼성화재는 이민규의 볼 배급에 무너졌다. 바로티에게 편안한 토스를 배달해 점수를 쌓아가게 했고, 결정적 순간에는 3년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친구 송명근을 이용했다. 김 감독은 “민규의 컨디션이 좋아 오늘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뻐했다.

러시앤캐시는 11일 현재 8승(15패 승점 26)을 했다. 두 자릿수 승리도 가능하다. 창단 팀이 V리그에서 순항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경기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4명이 동시에 코트에서 뛰는 것이 결정적이다. 이민규의 토스에 익숙한 송희채 송명근은 물론이고 1년 선배 김규민(센터)도 알토란같은 점수를 뽑아내며 팀을 이끌었다. “세터는 팀의 어머니와 같다. 팀에 세터가 바뀌면 새 어머니가 들어온 집과 비슷해진다. 그런 면에서 러시앤캐시는 말만 신생팀이다. 이미 3년을 함께 해온 팀과 같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기록으로도 이민규의 가치는 증명된다. 세터의 능력을 재는 척도, 세트부문 2위다. 1위 유광우(삼성화재)에 세트당 평균에서 0.02% 뒤질 뿐이다. 세트당 12.3개의 세트를 기록했다. 3위와는 세트당 2개 차. 서브도 강하다. 전체 세터 가운데 가장 많은 19개를 기록했다. 공격가담도 블로킹도 좋다. 72득점으로 세터 가운데 최고다.

러시앤캐시는 창단을 앞두고 이민규를 포함한 경기대 3총사를 데려오기 위해 물밑접촉을 했다. 경기대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만만치 않았다. 모기업 아프로파이낸셜그룹 최윤 회장이 마지막 담판을 지었다. 일정액의 장학금과 경기대 출신학생 10명의 3년간 취업보장, 후원금 등으로 세분화된 조건을 만족시키고 프로행을 결판냈다. 신인드래프트 서류제출 마감 30분전에 협상은 끝났다. 협상 뒤 러시앤캐시는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았는지 걱정했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당장 이민규를 다른 팀에 이적 시켜도 그 비용 이상은 충분히 받아낼 수 있는 가치를 보여줬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 네이밍스폰서 참가 이후 배구에 관한 한 또 한 번 최고의 투자를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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