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창립 60년만에 수출이 내수 앞질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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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그룹 매출에서 수출이 내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953년 창립 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재계 3위이면서도 전형적 내수기업으로 여겨져 왔던 SK그룹이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SK그룹은 11일 “상장 계열사 15개를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조사한 결과 총매출 147조9050억 원 중 수출이 76조7320억 원(51.9%)으로 내수 71조1730억 원(48.1%)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비상장 계열사인 SK E&S, SK해운, SK건설 등을 포함할 경우에도 여전히 수출 실적(82조4650억 원)이 내수 실적(81조8060억 원)보다 많았다.

SK그룹은 2011년만 해도 내수 실적이 수출보다 20조 원가량 많은 내수 중심의 그룹이었다. 통신과 에너지 등 내수업종이 사업의 주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뒤 그룹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는 매출 14조1650억 원 중 수출액이 13조600억 원(92.2%)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SKC 등 전통적으로 수출을 담당해 온 계열사들도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SK이노베이션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출 확대, 신규 해외시장 개발, 해외석유 개발 사업 등에 매진하고 있다. SK케미칼과 SKC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잇달아 개발해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이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형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출이 내수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체질 개선에는 2004년부터 부진불생(不進不生·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을 외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도해 온 최태원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룹과 계열사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직접 지구촌을 누비며 자원 개발 및 해외 판로 확보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SK그룹#수출#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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