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홀딩스, 16개월만에 법정관리 조기졸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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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1조5000억 중 78.5% 상환

윤석금 회장
윤석금 회장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조기 졸업했다. 웅진홀딩스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로부터 회생절차 조기종결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2012년 10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웅진홀딩스는 앞으로 법원 감독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회생계획안 이행과 관련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사후 관리를 받게 된다.

○ 조기 졸업 배경


웅진은 2012년 4월 기준으로 총 2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9위(공기업 포함) 그룹이었다. 그해 그룹 매출액은 5조5400억 원에 이르렀지만 영업손실을 1770억 원이나 냈다. 웅진그룹은 웅진홀딩스가 2012년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혹독한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웅진그룹은 우선 잇단 주력 계열사 매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월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를 팔았다. 9월과 11월에는 각각 웅진식품과 웅진케미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 웅진그룹에는 웅진홀딩스를 포함 8개 회사만 남았다. 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일가가 약 7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빚을 갚는 데 썼다.

이를 통해 웅진홀딩스는 1조5002억 원의 부채 중 1조1769억 원(78.5%)을 상환했다. 담보 채권은 100% 현금으로 변제했다. 무담보 채권도 70%는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 30%는 출자전환을 거쳐 주식으로 교부했다. 웅진홀딩스 주가는 10일 기준 3520원이어서 무담보 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은 84.1%에 이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웅진홀딩스는 올 상반기(1∼6월)에 1767억 원을 갚을 예정이어서 잔여 채무액은 1466억 원(총 채무액 9.8%)만 남게 된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남은 채무를 2022년까지 분할 변제하도록 돼 있지만 최대한 일찍 갚을 것”이라며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서 채권단과 임직원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사업구조 재편

웅진그룹은 향후 교육, 출판, 태양광, 정보기술(IT) 컨설팅, 레저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 전집 출판, 공부방 등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에너지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태양광 관련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홀딩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IT 컨설팅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기업회생 절차로 잠시 중단했던 무안경 3차원(3D) 광고 사업도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향후 새로운 영역으로 렌털, 방문판매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렌털, 방문판매는 윤 회장이 과거 웅진출판을 그룹으로 키우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영역이다. 하지만 과거 웅진그룹 계열사였던 코웨이(옛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과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어 식품, 화장품 등의 영역으로 쉽사리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회장은 기업회생 절차 도중 웅진홀딩스 보유 주식 전부인 297만393주(지분 6.95%)를 두 아들에게 넘겨 도덕적 해이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 큰아들 형덕 씨는 웅진씽크빅 경영전략실장을, 둘째 아들 새봄 씨는 웅진케미칼 경영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창규 기자
#웅진홀딩스#웅진그룹#법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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