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청정 가막만 변함없는데… ” 새꼬막 판매 90%‘뚝’

여수 유조선사고 엉뚱한 불똥
여수 수산물 98% 기름해역과 무관… 피해지역선 사고 이후 채취 중단

“안심하고 드세요” 11일 전남 여수시 남산동 여수수산물 특화시장에서 열린 수산물 안전 캠페인, 시식행사에서 김충석 여수시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민주당 주승용 국회의원(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회 등을 먹고 있다. 12일에는 민주당 김영록 의원이 여수 건어물상가 등에서 수산물 판매촉진 캠페인을 전개한다. 여수시 제공

“굴 새꼬막 홍합의 주산지인 가막만과 여자만은 기름이 전혀 유입되지 않았습니다. 청정바다를 유지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드세요.”

11일 전남 여수시 남산동 여수 수산물특화시장. 어민 등 100여 명이 모여 수산물 안전 캠페인과 시식행사를 가졌다. 김형주 여수수협 조합장은 “지난달 31일 유조선 우이산호 기름 유출 사고로 지역 수산물 전체가 오명을 뒤집어써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 해역에서 나는 수산물은 지역 생산량의 1∼2% 수준인 데다 생산과 유통을 하지 않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 가막만 여자만은 청정바다

여수는 남해안 중앙에 있는 반도로 나비 모양을 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전남 고흥군과 순천만을, 동쪽으로는 경남 남해군과 접해 있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광양만은 여수 동쪽 바다다. 여수에서 기름 유출 피해를 본 해안선은 전체의 2% 수준. 지역 전체 해안선은 879km이며 피해가 난 삼일동 신덕마을, 오천동 모사금, 만흥동 만성리, 묘도동 해안선은 합해서 20여 km. 피해 어장은 10곳에 287ha로 여수 전체 어장 허가 1090건, 면적 1만4766ha의 1.9% 수준이다. 피해 어장 10곳은 바지락 피조개 채취나 자연산 물고기를 잡는 정치망 어업 등 자연산 수산물 채취가 주업이다.

이한곤 여수시 어업생산과장은 “피해 지역 어민들은 기름 제거 작업을 하느라 자연산 수산물 채취를 하지 않아 시중에 전혀 유통되지 않는다”며 “방제 작업이 끝난 뒤 자연산 수산물 채취를 하더라도 먼저 안전성 검사를 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가막만 여자만은 여수반도가 가운데를 막고 있는 데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광양만에서 조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청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수 수산물은 가막만 여자만에서 70%, 돌산 금오도 거문도 등 먼바다에서 28%가 생산된다. 여수지역 수산물의 98%가 기름 유출과는 전혀 상관없는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것.

○ 굴 홍합 새꼬막 소비 회복 관건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여수 해역 전체가 기름 피해를 입었다는 인식이 퍼져 수산물이 팔리지 않고 있다. 여수수협은 사고 이후 생선 판매는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굴, 홍합, 새꼬막, 새조개 등 조개류가 팔리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수협 관계자는 “공판장의 하루 평균 위판량이 4억∼5억 원이었지만 사고 이후 위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10일에는 위판량이 3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어류 판매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민들은 가막만 여자만에서 나는 굴 홍합의 주문량이 줄고 일부는 반품이 들어온다고 했다. 굴 홍합 새꼬막 등은 채취 시기가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지고 폐사한다.

여수시 율촌면에서 30여 년째 새꼬막을 양식하는 김장현 씨(57)는 “평년 2월 초순에 하루 20kg들이 새꼬막 1만 포대를 판매했다면 현재는 1000포대가량만 팔린다”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여수 수산물이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소비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