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도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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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역 ‘시리즈 분양’ 성공 비결

반도건설은 지난해 9월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차 단지를 분양하면서 74㎡짜리 소형 주택형에도 ‘알파룸’(왼쪽)을 적용했다. 1차 단지 입주자 조사를 통해 알파룸의 벽체를 열면 작은 창고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오른쪽)도 마련했다. 가운데 사진은 이달 말 분양하는 3차 단지 내에 새로 접목될 영어도서관의 모습. 반도건설 제공
반도건설은 지난해 9월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차 단지를 분양하면서 74㎡짜리 소형 주택형에도 ‘알파룸’(왼쪽)을 적용했다. 1차 단지 입주자 조사를 통해 알파룸의 벽체를 열면 작은 창고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오른쪽)도 마련했다. 가운데 사진은 이달 말 분양하는 3차 단지 내에 새로 접목될 영어도서관의 모습. 반도건설 제공
이달 말 반도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3.0’ 아파트에는 입주민 자녀를 위한 영어도서관이 들어선다. 도서관 내부에는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전 학년에 맞는 영어 도서가 각각 비치되고 강사의 지도 아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영어 강좌도 도입된다.

영어도서관을 부대시설로 선택한 이유는 ‘시리즈 아파트’의 특성상 기존 단지 수요층이 새 단지 수요층과 비슷하다고 보고 기존 단지 계약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 이미 1, 2차 단지를 잇달아 분양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분양을 통해 동탄 일대 주부들이 서울 강남 못지않은 교육열을 자랑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에 따라 3차 단지에는 영어도서관까지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에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진화하는 ‘시리즈 아파트’

건설사들이 한 지역 내에서 순차적으로 분양하는 ‘시리즈 아파트’에 맞춤형 시설이나 설계 평면을 접목해 실수요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분양시장이 투자 목적에서 실수요 위주로 전환되면서 집을 더 깐깐하게 고르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 지역 내에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끌어들일 수 있는 수요자나 청약통장 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리즈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뒤로 갈수록 분양률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불황을 겪은 건설사들이 지역민들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다음 분양단지 설계에 반영하면서 잇달아 분양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생겼다.

반도건설이 대표 사례. 동탄2신도시 1차 아파트는 전 타입 1순위 청약마감이 됐다. 2차 단지 분양 때는 1차 분양에서 84m²와 99m²형 아파트에만 접목했던 ‘알파룸’(자투리 면적을 식자재 수납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게 한 추가 공간)을 74m²짜리 소형 주택에도 접목했다. 1차 분양 수요자를 조사한 결과 소형 면적대일수록 수납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2차 분양 물량 역시 최고 30.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 가가호호 방문하며 조사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동탄2신도시 내 아파트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를 분양하기에 앞서 동탄1신도시 아파트를 집마다 방문해 칼갈이 서비스를 진행했다. 주방의 칼을 갈아주면서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세탁기 용량 등 세탁실을 면밀히 살폈다. 동탄지역 특성상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많아 세탁공간이 커야 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렇게 해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의 세탁실은 동탄1신도시 내 기존 아파트보다 커졌다. 세탁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별도의 수납공간을 넣고 서서 간편하게 손빨래를 할 수 있는 개수대도 마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같은 지역 내 아파트라 수요자가 비슷하다고 보고 새로 분양하는 단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4월 대우건설이 충북 충주시 안림동에서 분양하는 ‘충주 2차 푸르지오’에는 시스템에어컨, 식기세척기, 오븐레인지 등이 모든 가구 내부에 적용된다. 지금까지 지방의 수요자들은 특별 사양을 선호하지 않았다. 분양 시 추가 금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전 1차 단지 계약을 진행할 때 전체의 절반가량인 300여 가구가 이례적으로 특별 사양을 선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장기간 거주하려는 실수요자층이 몰린 단지인 만큼 조금 더 비용을 들이더라도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라며 “이에 따라 2차 분양에는 특별 사양을 기본으로 채택했고 이번에도 호응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아파트#시리즈 분양#반도건설#아이비파크#포스코건설#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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