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꼼수’ 1리터로 111.1km 간다는 XL1 “사실은…”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2월 10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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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1리터로 111.1km를 주행한다며 일명 ‘1리터 차’로 홍보하는 폴크스바겐 XL1의 연비가 실제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언론에 차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디어행사에서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1미터도 움직이지 못한 채 공개적인 망신을 당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 광장에서 XL1 공개행사를 갖고 오는 16일까지 전국 9개 주요도시를 순회하는 로드쇼를 진행했다.

양산형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은 1990년대 이후 폴크스바겐이 연구개발해 온 연비 혁신의 결정물로 1리터당 100km이상 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만들겠다는 ‘1리터 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한 모델이다.

하지만 이날 광화문 일대를 실제 달려 그 실력을 검증받기로 계획했던 XL1은 정작 주행시범을 앞두고 배터리가 방전돼 꼼짝하지 못했다. 폴크스바겐이 밝힌 이유는 이날 추운 날씨 때문에 오전부터 히터를 가동해 배터리가 모두 방전됐다는 것.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실내 촬영을 하면서 켜뒀던 히터 때문에 배터리가 방전됐다”며 “기본 충전을 시작해야 차량이 움직이는 데 완전히 방전이 돼 주행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주행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렸던 촬영기자들이 허탕을 치기도 했다.

이밖에 XL1의 연비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XL1은 전기모터와 디젤엔진으로 주행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배터리를 가득 충전했을 때 약 50km 거리를 전기모터로 주행한다. 이후 디젤엔진이 작동해 1리터로 61.1km를 달린다는 것. 결과적으로 완전 충전된 배터리에 경유 1리터를 더했을 때 111.1km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진=세계닷컴 이다일 기자
사진=세계닷컴 이다일 기자
하지만 전기충전을 연비에 계산해 넣지 않고 그마저도 초기 111km까지의 연비만 발표해, 자칫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이 차는 10리터의 경유를 넣을 경우 약 600km를 달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XL1은 유럽에서 11만 유로(약 1억6000만 원)에 팔리고 있으며, 국내 출시 시기 및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한편 XL1은 최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CFRP)의 모노코크 구조를 통해 795kg의 최첨단 경량디자인과 공기저항계수(Cd) 0.189을 달성했다. 여기에 48마력 2기통 TDI 엔진과 27마력짜리 전기모터,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DSG 변속기,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배기가스 배출 없이 100% 전기모드로 5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단 1리터의 경유만으로 최대 111.1km를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라고 XL1의 홍보하고 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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