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질린 영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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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탄에 도로 끊기고 산간마을 고립에 비닐하우스 붕괴… 강원도 41개교 임시휴교

“내 차 언제 꺼내나…” 강원 영동지역에 나흘째 계속해서 내린 폭설로 곳곳에서 길이 막히고 사고가 이어진 가운데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주택가에서 9일 주민이 눈에 파묻힌 자동차 주변을 삽으로 치우고 있다. 강릉=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내 차 언제 꺼내나…” 강원 영동지역에 나흘째 계속해서 내린 폭설로 곳곳에서 길이 막히고 사고가 이어진 가운데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주택가에서 9일 주민이 눈에 파묻힌 자동차 주변을 삽으로 치우고 있다. 강릉=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나흘 동안 최고 1m에 가까운 눈 폭탄이 쏟아져 도로가 막히고 산간 마을이 고립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 지역 상당수 학교는 임시 휴교에 들어갔으며 각 시군의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9일 오후 10시 5분 현재 미시령 96.5cm, 진부령 93cm, 왕산(강릉 산간) 86cm, 강릉 77cm, 속초 55cm, 대관령 53.7cm, 울진 12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동해, 속초 등 강원 11개 시군과 영양(산간), 울진(산간) 등 경북 4개 군에는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10일까지 강원 영동 및 경북 동해안에 10∼3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12일 오후 한 차례 눈이 내린 뒤 그쳤다가 14, 15일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5도, 강릉 영하 4도 등 전국적으로 영하 9도∼영상 2도의 다소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눈 폭탄으로 지난 주말 경북과 강원지역 동해안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붕괴되고 교통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9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 영양 봉화 울진 등 4개 시군 65개 농가에서 농업시설이 파손돼 11억14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비닐하우스 118동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축사와 농산물창고, 인삼재배시설 10여 곳도 피해를 봤다.

8일 오전 1시 40분경 강원 양양군 서면 서림리에서는 도로공사 현장 식당인 함바 지붕이 무너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강릉과 양양의 비닐하우스 5동도 붕괴됐다. 눈이 그치고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제설작업으로 주요 도로는 소통이 원활하지만 산간 고갯길은 통행이 어렵다. 9일 오후 5시경 강원 고성군 미시령 동서 관통도로에서 눈사태가 일어나 오후 6시 30분부터 고성에서 인제 방향 2차로가 통제됐다.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을 잇는 댓재 15km 구간은 눈이 80cm 이상 쌓여 월동 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또 강릉 동해 삼척 속초 정선 고성 등 6개 시군의 시내·농어촌버스 31개 노선, 146.4km 구간이 사흘째 단축 운행되고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성법리∼죽장면 상옥리 지방도 921호선 6km를 비롯해 경북지역 7곳의 교통도 통제되고 있다.

폭설로 상당수 학교가 임시 휴업한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의 41개 유치원 및 초중고교와 특수학교가 10일 임시 휴업하고, 10개교는 개학 및 졸업식을 연기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 / 강릉=이인모 기자
#강원 영동#경북 동해#눈 폭탄#임시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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