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순교자 124위 시복 결정]안명옥 주교 “한국 가톨릭의 역량 인정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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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순교자의 福者추대 큰의미… 10년 걸리는 결정 5년만에 이뤄”

“감사하고 기쁩니다. 복자 추대를 축하하면서 우리도 그분들의 삶을 본보기 삼아 성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9일 오전 천주교마산교구 교구장 집무실에서 전화를 받은 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69·사진)의 목소리는 감격과 기쁨으로 밝았다. 가톨릭계는 1997년 주교회의와 각 교구에서 이뤄지던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추진을 통합하기로 하고 2001년 시복시성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인 안 주교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과정을 이끌었다.

―1984년 김대건 신부를 포함한 103위가 시성된 바 있다. 이번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당시 103위에는 기해박해(1839년), 병오박해(1846년),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가 주로 포함됐다. 이번에는 신해박해(1791년) 때 참수형을 당한 윤지충 바오로를 대표로, 신유박해(1801년) 순교자가 대거 시복됐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량도 커진 것인가.

“103위 시성은 프랑스 파리외방선교회가 주축이 돼 진행했다. 이번에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순수한 힘으로 시복 결정을 이끌어냈다. 보통 시복 청원서를 접수하면 시복 결정까지 10년이 걸린다. 이번 시복의 경우 2009년 공식 접수한 뒤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교황청 시성성이 우리 교회의 역량과 평신자들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다.”

―이제 성인으로 추대되는 절차가 남았다.

“시성되기까지 장구한 세월이 기다리고 있다. 복자가 성인이 되려면 기적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이 걸릴지 모른다. 시복시성은 영적인 일이므로 기도운동이 중요하다. 성인이 되면 전 세계 신자들이 매년 기념일을 정해 함께 축하해줄 것이다.”

―다른 시복시성도 잘 진행되나.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학생 최양업 신부의 경우는 포지시오(심문장) 작성이 마무리 단계라 이달 말 시성성에 제출할 것이다. 근현대 순교자 81위는 올해 안에, 조선왕조 치하 순교자 133위는 내년 상반기에 시복법정이 열릴 예정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가톨릭#순교자#시복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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