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미워할 수 없는 ‘나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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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0일 07시 00분


“잘 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 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자 김정현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나쁜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드라마 인기와 함께 김정현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이김프로덕션
“잘 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 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자 김정현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나쁜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드라마 인기와 함께 김정현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이김프로덕션
■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김정현

포악·다혈질 이면에 ‘마초의 매력’
극 긴장감 높이며 시청률 1위 기여
작가들 “대본 이상의 호연” 칭찬도

1995년 ‘모래시계’ 어린 최민수 역
22년 연기생활 중 최고의 작품 꼽아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당기세를 연기하는 김정현(38). 포악하고 다혈질이며 무례하지만 기승냥(하지원) 앞에서는 일부러 강한 척하는 당기세를 통해 ‘마초남자’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인 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과 ‘위험한 여자’ 등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김정현의 새로운 모습이 우직한 왕유(주진모)와 애달픈 타환(지창욱)을 밀어내고 여성 시청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젊은 여성들이 ‘나쁜남자’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으며 웃었다.

‘기황후’는 지난해 10월28일 첫 방송 이후 단 한차례도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4일 28회는 25.3%(닐슨코리아)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인공들과 수많은 조연들, 단역들의 유기적 결합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 김정현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변에서 ‘악역인데 멋있다’고 말씀하시며 많이 좋아해주신다. 사실 처음에 캐스팅됐을 때 단순히 나쁘게만 그려질 줄 알았는데 승냥이와 로맨스가 있더라. 모든 드라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대결이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책임감을 깊이 느끼며 촬영하고 있다.”

김정현은 반듯한 이미지가 강했기에, ‘기황후’ 당기세의 김정현은 시청자에게 신선했다.

“나쁜 남자이지만 미움만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호감을 사야만 했다. 오버하지 않고 작가가 써준 대로만 연기했다.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나는 대본에 양념을 더하는 정도다.”

겸손함을 보였지만 장영철·정경순 작가는 “우리가 한 것보다 표현을 훨씬 잘 해줬다”며 김정현의 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이 칭찬에 그는 “저는 칭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스타일”이라며 “방송 전 제에게 분명 기대하셨을 터다. 그 기대를 충족했으니, 지금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연구하려고 하는데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당기세가 원나라 인물이라 시대적 배경을 위해서는 변발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만류로 위와 옆의 머리카락을 미는 대신 변발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감독님께 우겨” 뒷부분의 머리카락을 땋아 붙였다. 이 또한 연기를 향한 김정현의 열정이다. ‘기황후’에서의 그 뜨거움이 식기까지 아직 2개월이 남았다. 지난해 여름에 시작한 촬영은 다가올 봄에 끝날 예정이다.

“평소 수족냉증이 있어 추운 것 외에는 참을 만하다. 오죽하면 여성용 털부츠를 미국에서 공수해왔겠느냐. 아! 더운 것도 힘들다. 말의 체온이 장난이 아니다. 땡볕에 말도 땀 흘리고 저도 땀 흘리면. 어휴, 보통 일이 아니다.”

올해로 데뷔 22주년을 맞은 김정현.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그에게는 “연기자로서 축복이고 영광”인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있다. 1995년 방송한 ‘모래시계’다. 그는 최민수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다.

“20년 뒤 같은 질문을 받더라도 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제가 지금 이 순간 연기할 수 있게 해줬으며, 죽는 순간까지 저에게는 명작이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김정현은 1년 반 동안 골프에 빠져있던 자신을 나무랐다. 그는 “가장 후회된다”며 “연기만 하더라도 배울게 많은 그 시간에 왜 골프에 빠졌었는지. 하하! 이제 골프는 취미로 한다”며 멋쩍어했다.

김정현은 2009년 리포터 출신 김유주와 결혼해 2011년 3월 딸 아인 양을 품에 안았다. 지방 촬영이 많아 집에 들어가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지만, “한창 재롱 피울 딸이 눈에 아른거려 매주 촬영 일정에 맞춰 한 주 동안 볼 딸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서 현장에 간다”는 다정다감한 ‘아빠’다.

일정이 빠듯해 출연자들과의 회식도 못하고 있다는 김정현은 “종영파티를 거대하게 해서 회식 못한 아쉬움을 대신하겠다”며 벼르고 있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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