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다리 자세’ 척추측만증 악화시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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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도 이상 휜 경우 보조기 착용을… 매일 23시간 교정해야 효과 커

척추측만증이 있는 성장기 청소년들은 척추가 25도이상 휘면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이 한 여고생의 척추가 휜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척추측만증이 있는 성장기 청소년들은 척추가 25도이상 휘면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이 한 여고생의 척추가 휜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성장기 청소년들의 척추는 유연하다. 그래서 키가 나날이 쑥쑥 크는 이 시기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이 걸리면 비상등이 켜진다. 짧은 기간에도 급속히 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다. 척추측만증의 발병은 10대가 가장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 중 10대가 46.5%. 5년간 연령별 척추측만증 환자 증가율도 10대가 21.1%로 가장 높았다. 조사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청소년들의 자세가 나빠져서 그렇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틀린 얘기다. 잘못된 자세나 무거운 가방을 메는 것 등은 척추측만증의 원인이 아니다.

정성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측만증만큼 이상한 가설이 많은 것도 없을 것”이라며 “신발에 깔창을 깔면 더 안 좋아진다든지, 옆으로 눕거나 엎드린 자세는 피해야 한다든지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한쪽 발에 무게중심을 싣고 삐딱하게 서 있는 자세처럼 척추 한쪽에 힘이 가해지는 자세는 분명 좋지 않다. 정 교수는 “휘어진 부근에 따라 힘이 가는 자세는 다르겠지만, 나쁜 자세는 척추측만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의했다.

척추가 휜 정도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선 척추가 25도 이상 휜 청소년들에겐 보조기 착용을 권한다. 20∼25도 사이의 애매한 각도일 땐 경과를 지켜본다. 정 교수는 “이때엔 3∼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X선 촬영을 한다”며 “5도 이상 각도차가 발생하면 성장 속도가 더뎌지는 14세까지 보조기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주로 가슴 쪽 허리, 즉 중간 흉추 측만이 많다. 이럴 땐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착용할 수 있는 흉요추부 보조기를 착용한다. 위쪽 흉추가 휘어 얼굴과 목까지 돌아간 경우엔 밀워키 보조기를 사용한다.

보조기 착용 시간은 길수록 좋다. 정 교수는 “잠깐 보조기를 푼 채 스트레칭하고 샤워하는 시간을 빼고는 적어도 23시간 정도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이 어느 정도 둔화된 이후엔 잘 때만 착용하는 등 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도 된다.

하지만 사춘기 학생들에게 척추 교정기 착용은 스트레스다. 특히 밀워키 보조기는 목과 얼굴 받침대가 있어 옷으로 가릴 수도 없다. 척추측만증 학생들은 몸통을 꽉 죄는 흉요추부 교정기도 기피한다. 학교에서 봄소풍이나 수련회를 갈 때면 풀고 싶어 한다.

그래도 미래를 위해 잠깐의 불편함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년간 보조기를 착용해도 교정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척추측만증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정 교수는 “처음엔 굉장히 불편하지만 한참 착용하다 보면 없는 게 허전할 정도까지 된다”며 “부모가 옆에서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착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척추측만증#자세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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