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이퍼링 후폭풍… 3차 환율전쟁 한국 표적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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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美 적자 막기위해 원화 절상 압력… 환율 1000원일땐 무역 적자 우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정책으로 신흥국 경제위기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가치는 상승)를 방치하면 한국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경제학회 주관으로 11, 12일 열리는 ‘201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은 ‘신(新)글로벌 통화전쟁의 영향과 정책대응’ 논문을 통해 “올해 미국의 원-달러 환율 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회는 한국국제금융학회 등 58개 경제학 관련 학회가 참석하는 국내 최대의 학술대회로 ‘한국경제학은 어디로, 자본주의의 장래와 한국경제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오 연구위원은 논문에서 올해 각국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벌이면서 1980년대 후반, 2008년에 이어 ‘제3차 통화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 확대를 막기 위해 경상흑자를 보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통화가치 절상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1980년대 통화전쟁의 표적이 당시 최대 경상 흑자국 일본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국 중국 등이 될 것”이라며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만간 다시 크게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오 연구위원은 올해 통화가치 상승세가 가속화돼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000원으로 하락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3.3%,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442억 달러(약 47조 원)로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연평균 환율이 1000원일 경우 무역수지가 28억 달러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신흥국처럼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이 될 정도로 적정한 환율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 경제학계 원로들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을 통한 창조경제의 성공과 통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미국#테이퍼링#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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