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3000억 사기대출 도와준 KT자회사 직원… 月300만원 법인카드 받아 3년간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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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등 車 2대 리스비용도 챙겨… 피해 금융사 저축은행 4곳 추가

KT 자회사의 직원이 협력업체와 공모해 부당하게 대출을 받아낸 금융사가 당초 13곳에서 저축은행 4곳이 추가돼 17곳으로 늘어났다. 부당 대출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년 빠른 2008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KT ENS 부장급 직원 김모 씨(51)와 협력업체들이 대출받은 돈을 기존 대출금 변제나 기업 운전자금이 아닌 다른 곳에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수사 중이다.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 5월부터 최근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시중은행 3곳과 저축은행 14곳에서 협력업체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가짜 매출채권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KT ENS의 매출채권이 있으면 금융기관에서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이 대가로 2011년부터 최근까지 6개의 협력업체 중 한 곳에서 매달 100만∼300만 원까지 쓸 수 있는 법인카드와 벤츠 등 차량 2대의 리스 비용 등 수천만 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김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부당 대출에 연루된 협력업체의 대표들을 출국금지하고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이달 초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협력업체들의 대출을 도와주고 그 대가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김 씨가 범행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대출 규모와 실제 피해액, 대출금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운영 실태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이 대기업 대출 시 기업이 제출하는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는지, 대출 심사를 제대로 하는지 등을 면밀히 따질 계획이다.

강은지 kej09@donga.com·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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