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LS에 부는 잉글랜드 EPL 바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2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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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청교도들이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 메사추세츠 연안에 도착하면서 미국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뉴잉글랜드 최초의 백인 식민지가 시작된 순간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400여 년이 흘렀다. 미국에 또 다시 영국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물론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축구 열풍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들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와 서부 컨퍼런스로 나뉘어 진행되는 MLS에는 동부에 10개 클럽, 서부에 9개 클럽이 있다. 프리미어리그도 20개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MLS 산하 19개 클럽들은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어도 역시 적지도 않은 숫자다.

하지만 MLS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다. 2020년까지 모두 24개 클럽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물론 전 세계적인 불경기에 새로운 팀을 창단하는 건 대단히 어렵다.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미션이다. 더욱이 미국은 축구가 제1의 인기 스포츠 종목이 아니다.

그런데 MLS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신생팀 창단 목표가 차질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가 2015년 MLS 참가를 목표로 뉴욕에 연고를 둔 뉴욕시티 창단 작업에 돌입했고, 아스널 역시 LA에 기반을 둔 클럽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맨시티와 아스널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풍성한 자금력이다. 맨시티는 중동의 석유부호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주이고, 아스널은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스탄 크뢴케가 구단 지분 66% 가량을 소유한 구단주로 있다.

그렇다고 해서 클럽 차원에서만 지원되는 게 아니다. 별개로 개인적인 투자도 진행됐다. 잉글랜드 축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마이애미에 신생팀 창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엄청난 돈을 쓸어 담으며 ‘움직이는 축구 재벌’로 통하는 베컴도 자금 동원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굉장히 높아 오히려 만수르나 크뢴케의 행보보다 환영받는다. MLS에 일고 있는 ‘잉글랜드 열풍’의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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