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쓰는 성모 씨가 인터넷상의 공간에 이런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다. 책을 내어서 보내 주었는데 감사 인사로 답을 해 오지 않은 이들에 대하여 못마땅한 마음이 든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독자들은 대체로 기증되어 온 책은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에 반해 자기가 꼭 읽고 싶은 책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지난날 책이 아주 귀하던 시절에는 책 한 권 기증 받으면 참으로 기뻤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거듭해서 읽고 난 다음에는 소중히 보관했다.
지금은 책의 홍수 시대다. 너도 나도 돈만 있으면 책 찍어내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어느 수필가는 2000부를 발행하여 그 가운데 자그마치 1800부를 주위에 돌렸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정말 좋은 책을,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꼭 필요로 하는 곳에다 기증하는 것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알토란같은 돈으로 발간한 책을 무엇 때문에 기증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볼 때가 된 것 같다. 그가 진정으로 받는 분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보낸 것인가, 아니면 기왕에 책을 낸 이상 어디엔가 소진을 해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리 할 수밖에 없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자기 자신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방편인가.
굳이 아까운 돈 들여서 찍은 책 보내어 은근히 감사 인사나 종용할 일이 아니라, 좋은 글을 안 사고 못 배기게 만들 수는 없었을까. 그것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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