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손… 촉감이 생생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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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伊-獨팀 세계 첫 임상 성공

손목이 절단됐던 장애인이 인공 손을 통해 촉감을 느끼는 임상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5일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기고한 논문에서 인공 손(일명 ‘바이오닉 핸드’)을 부착한 36세 덴마크 남성이 눈을 가린 채 물체의 모양과 촉감을 느끼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년 전 화재로 왼쪽 손목을 절단한 데니스 오보 쇠렌센 씨에게 인공 손을 부착해준 뒤 신경에다 인공 손의 센서 4개를 전선으로 연결했다. 인공 손의 센서가 물체의 모양과 촉감 등을 감지해 컴퓨터로 정보를 전달하면 컴퓨터가 이 정보를 자극으로 바꿔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눈을 가리고 다양한 물체를 느끼는 실험에 참여했던 쇠렌센 씨는 “일반적 의수와 가장 큰 차이점은 눈으로 보지 않고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부드러운지 딱딱한지, 네모난지 둥근지 등을 느낄 수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이번 실험에 이용된 인공 손은 약 640g으로 5개의 모터와 40개의 센서,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크기를 줄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용화까지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쇠렌센 씨는 한 달간의 임상시험을 끝낸 뒤 다시 기존의 의수를 착용했다. 미국 클리블랜드대 연구팀도 지난해 인공 의수를 부착한 남성이 체리의 꼭지를 따는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아직 논문을 학계에 보고하지는 않았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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