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피 끓는 청춘’ 이종석 “논두렁 생활에 ‘대세남’ 실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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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30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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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종석은 “결혼을 빨리 해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긴 하지만 한 여자를 책임질 만한 듬직한 남자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이종석은 “결혼을 빨리 해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긴 하지만 한 여자를 책임질 만한 듬직한 남자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013년은 배우 이종석(25)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학교’를 시작으로 시청률 23.1%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9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관상’, 데뷔 첫 스크린 주연작 ‘노브레이싱’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 무진한 그는 어느새 ‘대세남’이 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인기를 느끼기도 전에 ‘피 끓는 청춘’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대세남이라니…. 감사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웃음) ‘피 끓는 청춘’을 찍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3개월 동안 논두렁에 있어 ‘대세남’이라는 게 피부에 와 닿지 않더라고요. 최근 팬들이 늘어난 것을 보고 새삼 실감했죠.”

하지만 그의 대세남 열기는 스크린 속에서도 가득했다. 이종석은 ‘피 끓는 청춘’에서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을 맡았다. 5:5 가르마 머리를 한 종길이 눈길과 손길을 줄 때마다 여학생들은 픽픽 쓰러진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도 여심은 흔들린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 관객들 웃는다. 늘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가 관객들을 제대로 웃겼다. 확실히 평소 이종석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성에 차지 않는다. 오히려 “솔직히 더 망가졌어도 됐는데! 조금 더 오버할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이 작품은 제게 의미가 커요. 비슷한 이미지 연기에 저도 답답했거든요. 이 작품이 연기 인생에 꼭 필요한 필모그래피였고 제 스스로 코미디를 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는 장이었어요. 예전에 ‘인기가요’ MC를 할 때 하도 재미없게 해서 팬들이 ‘소울리스’(Soulless)라는 별명을 지어줬을 정도예요. 하하. 그 만큼 재미있는 캐릭터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욕심을 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죠.”
배우 이종석.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이종석.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피 끓는 청춘’서 이종석은 극 전체를 거의 이끄는 인물이다. 그 만큼 분량도 상당하다. 그동안 주인공을 많이 맡았지만 유난히 걱정도 컸다고 했다. 그는 “‘너목들’이나 ‘관상’ 때는 선배들이 계셔서 부담이 적었다. 그런데 반대 입장이 되니 부담스럽더라. 나 하나 잘 하기도 벅차 걱정이 됐다”고 털어놨다.

“계속 선배들과 함께 하다가 또래랑 하려니 쉽지가 않았어요. 선배들 있을 때는 업혀서 가면 되잖아요 하하! 그래도 친구들과의 촬영은 재미있었어요.(박)보영이와 함께 촬영한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호흡은 굉장히 좋았어요. 보영이가 저보다 나이는 어린데 선배예요. 그래서 그런지 배울 점도 많고 리드를 잘 해줘서 제가 편했어요. 귀엽고 약한 동생인 줄 알았는데 다부지고 야무진 선배더라고요.”

이종석은 이번 작품에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하는 작품마다 ‘대박’을 터트린 그에게 거는 기대가 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작품만큼은 제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편이에요. 늘 무기력하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제게 연기는 열정이에요. 그런데 이제 제 열정만 생각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 더 신중하게 되고 연기를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살아요. 버겁기도 하지만 이 책임감을 잘 짊어지고 가는 게 배우의 길이 아닐까요.”

그래서일까. 그는 ‘대세남’이라는 수식어보다 어떻게 배우로 살아남을지 신경 쓰고 있다. ‘인기’라는 거품은 언젠가는 걷혀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눈앞에 놓인 인기보다 앞으로 자신이 어떤 배우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게 당장의 숙제”라고 말했다.

드라마, 영화 그리고 CF까지 쉼 없이 달려온 이종석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1월에는 쉴 거라고 반항 아닌 반항을 하며 머리도 노랗게 염색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누아르에 욕심이 생겼는데 제가 남성적인 이미지는 아니라서 어려울 것 같아요. 이른 것 같기도 하고요.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제 색깔이고 개성이겠죠. 굳이 남성적인 캐릭터가 아니어도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은 많을 테니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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