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419억원 들여 작년말 준공 人獸전염병연구소… 유전자증폭기 등 핵심장비 없어 사실상 ‘휴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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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예산 24억… 신청액의 21%

인간과 동물에게 모두 전염성이 있는 질병을 연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북대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연구소가 지난해 말 준공됐으나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인수공통 전염병은 일반 전염병의 65%를 차지하며 요즘 확산 중인 조류인플루엔자(AI)와 소브루셀라, 우결핵, 광우병이 대표적이다.

이 연구소는 2010년 3월 전북 익산시 월성동 전북대 익산캠퍼스 옛 동물농장 터에 기공돼 수차례 공사가 연기된 끝에 국비 371억 원과 지방비 48억 원 등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2006년 AI와 구제역, 소브루셀라 등이 연이어 발생해 수조 원의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자 정부와 정치권, 농민들 사이에 인수공통 질병을 연구하는 연구기관 설립 필요성이 사회적 공감을 얻은 결과였다. 전북대는 연구소의 인수공통 전염병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고 극복 기술이 개발되면 연간 8조 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연구소는 현재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후속연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소에는 고병원성 질병의 외부 노출을 막는 차폐시설이 설치돼 있으나 예산이 없어 가동을 못하고 있다. 핵심 연구시설인 유전자 증폭기와 실험동물 무균함 등 30여 가지 장비도 설치되지 않았다. 최고 15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인력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연구소는 올해 장비 구입비 100억 원과 운영비 15억 원 등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배정된 예산은 장비 20억 원, 운영비 4억 원 등 24억 원에 그쳤다. 인력도 연구 전임교수 20명과 연구직 공무원 50∼60명이 필요하지만 올해 할당된 인원은 연구 전임교수 2명과 연구직 공무원 4명뿐이다.

조두연 소장은 “인수공통 전염병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하루빨리 연구 인력과 기자재를 확보해 근본적 연구를 통한 성과를 축적해야 당초 설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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