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크] 장학영 “준강이 파이팅 나와 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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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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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살림꾼’ 장학영(왼쪽)과 박준강이 태국 방콕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한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방콕(태국)|박상준 기자
부산의 ‘살림꾼’ 장학영(왼쪽)과 박준강이 태국 방콕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한 뒤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방콕(태국)|박상준 기자
최소실점 3위 부산 소리없는 두 영웅
베테랑 장학영·2년차 박준강


언성 히어로(unsung hero). 크게 주목받는 일은 없지만 소속팀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하는 책임 있는 일꾼을 말한다. 소리 없는 영웅은 어느 팀에나 있기 마련. 작년 부산 아이파크는 정규리그에서 6위를 기록했다. 공격력이 아쉬웠지만 수비만큼은 달랐다. 38경기에서 41실점하며 울산, 포항에 이어 최소실점 3위에 올랐다. 탄탄한 포백라인을 구축하며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였다. ‘베테랑’ 장학영(33)은 왼쪽 측면을 지배하며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2년차인 박준강(23)은 지난해 데뷔 첫 해부터 주전을 꿰차며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빠진 오른 측면을 무난하게 메웠다. 10년 터울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언성 히어로를 전훈 중인 태국 방콕에서 만났다.

장학영이 박준강에게…

데뷔 첫 해부터 주전, 그 자체가 대단
빌드업만 보완하면 좋은 선수로 클것
난 전경기 출전 ‘형님의 힘’ 보여야죠

박준강이 장학영에게…

10살 터울이지만 장선배는 나의 멘토
페이스 조절·공격…두루두루 배우죠
형 따라 많은 경기 출전 2골3도움 도전


● 2013시즌을 되돌아보며

-방콕에서 2주가 넘었다. 몸 상태는.

장학영(이하 장): 기존 주축 선수들은 3월8일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맞춰요. 60∼70% 정도 올라온 것 같습니다.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박준강(이하 박): 저는 지금까지 계속 재활하다가 3일부터 훈련에 복귀했어요. 오른쪽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고요.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재활을 힘들게 시키셔서…(웃음).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 중도 귀국이 아쉽진 않았나.

박: 겨울 휴가도 반납하고 합숙했는데 다쳐서 이탈하니 너무 아쉬웠죠. 무리하면 시즌을 온전히 못 할 것 같아서 팀에 복귀했어요.

장: 대표팀 갔다 왔다고 형들 말도 안 듣고 힘들어 간 거 같던데요(웃음).

-작년 둘의 활약이 대단했다.

장: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3골(2도움)이나 넣고 해서요. 정규리그에서 1경기 빼곤 전 경기(37경기) 출전했는데 그 1경기가 아쉽죠. 2004년 성남 연습생 시절부터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하니까 힘들어도 참고 뛰고 하던 버릇이 생겼어요. 지금은 체력보단 경험이 쌓여서 제 공간으로 공격이 안 오게끔 유도하죠. 그러면서 호흡을 유지하는 거죠.

박: 신인치곤 괜찮게 한 것 같아요. 3월 중순 서울전에서 기회를 잡으면서 출전시간을 늘릴 수 있었죠. 윤성효 감독님께 감사드리는 부분이에요. 작년에 골은 하나 넣었는데 도움을 못해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

장: 공격수들이 골을 못 넣어서 그런 거지 신경 안 써도 돼(웃음)

박: 아직은 빌드업에서 미흡한 점이 많잖아요. 처음부터 영플레이어상 욕심은 없었고요.

장: 신인이 첫 해부터 주전으로 게임 뛰는 자체가 훌륭한 거야.

-올해 K리그 클래식 12개 팀의 뜨거운 대결이 예상된다.

장: 저는 우리 팀보다 약 팀은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조직력 싸움이고 선수들에게 이런 얘기를 자주 하죠. 다만 우리는 큰 변화가 없으니까 시즌 초반 승점을 많이 쌓으면 후반부에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거고요.

박: 저도 분발해야죠. 작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강하게만 압박했는데 힘 좋은 상대 선수들이 그걸 이용해서 저를 뚫고 가더라고요. 그때 학영이형이 조언해 주셨어요. 바짝 붙지 말라고요. 올해는 공격수 확실히 잡아서 실점 없는 경기 해나가고 싶어요.

● 서로에게 자신을 찾다

-서로 어떤 선후배인가.

박: 사실 아마추어 때는 장학영 선배를 잘 몰랐어요. 프로 와서 처음 뵀는데 백기홍 코치님이 학영이형 보면서 배우라고 하셨죠. 유심히 살펴봤는데(웃음), 체격에 비해 공격수에게 밀리지도 않으시고 페이스 조절도 잘 하시더라고요. 공격도 좋으시고요. 두루 배우고 있어요. 터울이 있어서 다가가기 쉽지는 않죠(웃음).

장: 과묵한 편이라 그렇겠지. 준강이를 처음 봤을 때 제 연습생 시절 같았어요. 활동량은 많은데 어떻게 뛸지 모르는 서툰 모습이 말이죠. 파이팅 있게 나가서 상대랑 붙고 하는 모습도 그렇고요. 빌드업만 보완하면 좋은 선수가 될 거라 믿어요. 팬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던데. 대표팀 다녀와서 여유도 생긴 거 같고요.

박: 훈련 못하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실전 뛰어서 재밌었어요. 그래서 여유가 보였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웃음).

-2년차에 징크스가 오는 선수들도 많다.

박: 저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 처음 들어보는데. 고등학교나 대학 때도 연차 올라가면 점점 좋아졌어요. 여유도 생기고 하면 징크스는 없을 겁니다.

장: 준강이가 작년 1골 넣었는데 올해는 3골 정도 넣지 않을까요.

-올해 목표는.

장: 매년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고 다시 한번 도전할 겁니다. K리그 시상식에서 전 경기 출전하면 특별상을 주는데, 베테랑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고 보여줄 거예요. 사실 베테랑의 역할은 그라운드에서 그 존재만으로 빛나는 법이잖아요. 올해 계약이 끝나는데 다른 팀에서 ‘장학영은 건재하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뛸게요.

박: 저는 형보다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웃음). 실력이나 경험이 딸리니까 조언 받으면서 쑥쑥 클 거고요.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뛰고 싶고요. 기왕이면 2골3도움 정도 했으면 좋겠는데.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면 인천아시안게임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방콕(태국)|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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