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새벽’ 박노해 “가수 이효리와 시시한 사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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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노동의 새벽(1984년)'으로 유명한 박노해 시인(57)이 가수 이효리·윤도현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박 시인은 4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효리 씨와는 효리 씨 말처럼 시시한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시한 사이'의 의미에 대해 "저는 시를 쓰고 나누고, 효리 씨는 자신의 시간을 귀하게 나눠주고, 그래서 효리 씨는 저와 시시한 사이라고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효리와 '시시한 사이'가 된 배경과 관련해 "아마도 이효리 씨가 아이돌 스타에서 생각 있는 가수로, 예인으로 거듭나면서 시련과 고통이 있었는데, 3년 전 제가 300편의 시를 넣어 12년 동안 쓴 시집을 냈는데 그 시를 읽고 많은 용기와 위안이 됐던 듯하다"고 덧붙였다.

윤도현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제가 무기수로 감옥에 있을 때 제가 쓴 시 '이 땅에 살기 위하여'를 (윤도현이 1997년) 작곡해서 노래 불렀는데 그 노래가 오늘 자기가 있게 했다고, 주례를 서달라고 하도 얘기해서, 피하다가, 결혼 안 하겠다고 해서 이거 큰일 나겠다 해서 주례 섰다"고 소개했다.

박 시인은 이날 자신이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사진전 '다른 길'을 홍보할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했다.

3번째 전시회를 여는 '사진작가'가 된 계기에 대해 그는 "15년간 분쟁 터진 곳에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아 떠나며 가난하고 힘든 곳을 다니다 보니, 국경을 넘는 순간 언어가 국경을 못 넘더라"면서 "오래된 만년필,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니 분쟁, 고통당하는 현장에서 힘없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카메라고 지배자가 두려워하는 게 카메라였다"고 밝혔다.
이어 "활동하며 찍다 보니 사람들이 모이고 고통, 아픔, 아름다움, 진실 이런 걸 나누고 싶어 전시했는데 너무 많은 젊은이가 아했다. 많이 우시고, 또 눈물의 전시회이기도 하고, 용기도 얻고, 사진이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해서 사진을 전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인의 사진전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5일부터 내달 3일까지 열리며 5, 3, 16, 24일 오후 7시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선착순 70명, 관람 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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