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경북 공무원들 특허출원 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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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윤호석-안정임-김채환씨 하수처리기술 특허로 특별승급
경북道 작년 업무활용 특허 21건… 기업에 기술이전료 받고 넘기기도

지역 공무원들이 업무 실력을 발휘해 특허를 받아 예산 절감에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상수도사업본부 죽곡정수장 윤호석 환경연구사와 문산정수장 환경연구사 안정임, 시청 환경정책과 김채환 주무관 등 3명을 특별 승급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윤 연구사 등은 2010년부터 추진한 ‘정수 슬러지(하수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를 이용한 하수처리장 총인 제거 기술’을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총인’은 물에 녹아 있는 인(P)의 총량으로 수질 오염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대구지역 하수처리장 7곳의 총인을 제거하는 데 들어가는 응집제(물속의 작은 알갱이를 가라앉히는 약품)의 연간 구입비 48억 원을 줄일 수 있다. 대구 하수처리장은 응집제를 투입해 총인 농도를 일정하게 한 뒤 낙동강에 흘려보내 수질을 개선하고 있지만 응집제 구입 비용 부담이 크다.

대구시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3명에 대한 승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 연구사는 “총인 제거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33억 원가량의 수질 정화 약품 구입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직원들의 특허출원은 매우 활발하다. 지난해의 경우 농업기술원과 축산기술연구소,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업무를 활용해 특허를 21건 받았다. 토양 살균 장치, 미생물 배양기, 농업용 냉난방 장치, 산양삼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 음료 제조 방법, 모과 탁주 제조법, 한방 약식혜 제조 방법 등 일상 업무를 활용한 특허가 대부분이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받은 특허는 67건이나 된다. 이 가운데 39건은 기술이전료를 받고 기업에 기술을 넘겼다. 이를 통해 경북도가 얻은 수익은 2억8900만 원이다. 특허를 받은 공무원들에게는 보상금으로 1억2800만 원을 지급했다.

경북도청 도로철도과 6급 주무관으로 근무하는 박종태 씨(46·사진)는 지난해 도로측구(도랑) 시설과 우수(빗물)저장시설에 관한 특허를 2건 받았다. 이 특허에 따른 기술은 최근 경북 경산시에 있는 콘크리트 블록 제조 업체에 기술이 이전됐다. 공학석사인 박 주무관은 1991년 공직에 입문한 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근무하면서 도로공사 등에 따른 예산 절감을 비롯해 업무와 연관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빗물 재활용 연구 실적에 따라 소방방재청 포장을 받았다.

한국도로학회 이사로 활동하는 박 주무관은 지난해 기술이전료 보상금 일부인 20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박 주무관은 “빗물도 잘 활용하면 소중한 자원이 된다”며 “빗물 활용이나 도로 설계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늘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근무하는 조인호 농촌지도사는 축사의 악취를 막는 액비(액체비료) 저장 시설로 최근 특허를 받았다. 이 기술은 경북 성주군에 있는 환경업체에 기술이 이전됐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공무원들이 업무를 활용해 발명하거나 특허를 받는 역량은 지자체의 창조경제를 위한 소중한 기반”이라며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포상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특허출원#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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