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간행 시선집 ‘민음의 시’ 200호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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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문학상 작품 묶어 201호 펴내

민음사가 펴내는 시선집 ‘민음의 시’가 200호를 돌파했다.

‘민음의 시’는 1986년 고은의 ‘전원시편’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손미의 ‘양파공동체’를 200번째로 펴냈다. 민음사는 200호 출간을 기념해 역대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중 대표시를 묶은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사진)를 최근 201호로 선보였다.

한국 시단에서 ‘민음의 시’ 시리즈는 독립적이고 실험적인 시 세계를 지향하며 창비, 문지(문학과지성사) 시선집과는 또 다른 색깔로 자리를 잡아왔다. ‘민음의 시’가 배출한 대표시인으로, 민음사 측은 1980년대 말∼1990년대 김영승 장정일, 2000년대 문혜진 김지녀, 최근에는 황인찬 오은 김상혁 서효인을 꼽았다. 출판사 마음산책의 대표인 정은숙 시인은 “창비와 문지의 시선집이 각기 브랜드의 힘으로 뭉쳐 있다면 문학적 파격과 새로움을 수용해온 ‘민음의 시’는 획일성을 벗어난 자유를 키워드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1년 ‘민음의 시’ 104호로 두 번째 시집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를 낸 박정대 시인은 “창비와 문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던 시인들이 ‘민음의 시’에서 시집을 내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민음의 시’ 판매량 순위에 따르면 김경주 허연 신현림 황인찬 김행숙 시인의 시집이 1∼5위를 차지했다. 160호인 김경주 시인의 ‘시차의 눈을 달랜다’(2009년)는 새로운 발상과 이미지로 시의 문법을 새롭게 쓴다는 평을, 149호인 허연 시인의 ‘나쁜 소년이 서 있다’(2008년)는 세상을 날카롭게 투사하는 시선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음사는 ‘민음의 시’ 201호 출간과 함께 표지를 비롯한 전체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제목 서체를 바꾸고 200호까지 흰색 일색이었던 하드커버 표지에 색을 입혔다. 특히 이달 중순 나올 예정인 202호 조연호의 ‘암흑향(暗黑鄕)’부터는 시집 끝에 들어가는 ‘작품 해설’을 싣지 않기로 했다. 민음사는 “독자들이 주어진 해석에 갇히지 않고 온전히 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민음사#민음의 시#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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