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조영훈·모창민·테임즈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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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4일 07시 00분


NC 조영훈-테임즈-모창민(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스포츠동아DB·NC 다이노스
NC 조영훈-테임즈-모창민(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스포츠동아DB·NC 다이노스
테임즈 입단하면서 1루수 무한경쟁 돌입
경계 대신 셋이 붙어다니며 선의의 경쟁


장르는 스릴러지만 야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수작으로 꼽히는 ‘더 팬’(1996년작). 거물 FA(프리에이전트)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보비 레이번(웨슬리 스나입스)은 이전까지 팀의 간판이었지만 포지션까지 빼앗긴 후안 프리모(베니치오 델 토로)와 앙숙이 된다. 다툼은 주먹싸움으로까지 이어지고, 레이번의 광적인 팬이 프리모를 살해하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아무리 같은 팀이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치열한 내부경쟁 끝에 야수는 단 9명만이 스타팅 멤버가 된다. 스프링캠프는 그 뜨거운 경쟁의 장이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NC 선수단도 9개뿐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 중 화기애애한, 이색적인 ‘적과의 동침’도 있다.

외국인타자 테임즈(28)가 입단하면서 주전 1루수였던 조영훈(32)과 3루수·1루수를 두루 맡았던 모창민(29)은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테임즈는 이호준, 나성범과 함께 조영훈, 모창민과 같은 조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현역 40인 로스터 출신과 경쟁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조영훈과 모창민은 오히려 하나라도 더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테임즈와 꼭 붙어다니고 있다.

모창민은 “독특한 훈련방법이 흥미롭다”며 개인훈련도 함께 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참고하고 있다. 국내에는 생소한 훈련용 직각 배트로 눈길을 끈 테임즈는 한 손으로 스윙하며 타이밍을 맞추는 훈련을 하고 있다. 조영훈, 모창민은 갑자기 등장한 경쟁자를 피하기보다는 더 가까이 다가가 함께 훈련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NC가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시너지 효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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