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화가 있는 날’ 현장에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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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더 친해지는 계기” 큰 기대감… “할인-무료관람 더 많은 홍보를”

첫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로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화가 있는 날’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관객 대부분은 여전히 자신들이 보려는 공연이 해당 작품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안내문을 읽던 50대 남성 최영인 씨(경기 과천시)는 “좋은 취지 같은데 홍보가 아직 안 된 것 같다”며 “나도 여기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에서 공연된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전화 예매와 현장 구매한 관객들만 ‘문화가 있는 날’ 할인(30%) 혜택을 받았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이들은 할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예술극장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 할인 혜택을 받은 현장 구매 관객은 20명 정도”라며 “다음 달부터는 인터넷 예매 관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예매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소극장협회가 운영하는 동숭동 ‘좋은공연안내센터’는 “오늘 100명의 방문객이 찾았는데 ‘문화가 있는 날’에 관한 문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형 뮤지컬이나 잘 알려진 공연일수록 호응이 더 컸다. 창작뮤지컬 ‘영웅’은 이날 가장 비싼 영웅석(7만 원)을 5만 원에 할인해 판매했는데 선착순 300석이 모두 팔렸다. 인기 뮤지컬 ‘맘마미아’와 ‘고스트’도 각각 200장, 100장 가까이 팔렸다. ‘난타’ 제작사인 PMC프로덕션 측은 “‘문화가 있는 날’ 관련 문의 전화가 100건 넘게 왔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후 6∼8시 상영작에 한해 청소년 2000원, 성인 3000원씩 할인되지만 영화관에선 이와 관련한 안내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는 ‘문화가 있는 날’을 알리는 게시물이 아예 없었다. 관람객이 직원에게 먼저 문의해야만 안내해줬다.

시민들은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에는 크게 공감했다. 대학로에 공연을 보러온 김현주 씨(45·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사람들이 문화에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다음 달 ‘문화가 있는 날’에는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작품을 확인하고 공연을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희윤 imi@donga.com·민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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