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홍명보 머리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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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3일 07시 00분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멕시코전 0-4 → 미국전 0-2…2연속 무득점

엔트리 20% 채울 국내파 옥석가리기 실패
브라질-미국 전훈 조직력·전술실험 아쉬움


기대했던 ‘옥(玉)’은 찾을 수 없었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시의 스텁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에서 0-2로 패하며 3주간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승리했을 뿐 멕시코와 미국을 상대로 2연패했다. 무엇보다 2경기 연속 무득점(6실점)이 뼈아팠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전훈에서 크게 2가지 목표를 세웠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시뮬레이션을 기획했다. 강도 높은 훈련과 이어진 3차례 평가전은 본선 일정과 닮았다. 브라질에서 몸만들기에 집중했고, 미국에서 실전을 가졌다. 아울러 이번 전훈의 주 목적은 대표선수의 옥석 가리기였다. 홍 감독은 월드컵 최종 명단 23명 중 80%는 이미 확정했다고 거듭 밝혔다. 공수의 주축을 이루는 기성용(선덜랜드)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은 이변이 없는 한 월드컵 티켓을 거머쥘 전망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나머지 20%의 빈자리를 놓고 국내파 선수들이 경쟁해야한다.

홍 감독은 전훈을 앞두고 국내무대에서 눈여겨 본 선수들을 발탁했다. 월드컵 승선 가능성을 누구에게나 열어뒀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3자리를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에서 새 얼굴들이 뽑혔다. 염기훈(수원) 하대성(베이징 궈안) 강민수(울산) 이호(상무) 등의 베테랑들과 김주영(서울) 박진포(성남) 등이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대와 달리 선수들은 부진했다. 3차례 평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K리그가 비 시즌임을 감안하더라도 조직력은커녕 개개인의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에선 김기희(전북) 강민수 김주영 등이 선발 출전했지만 수차례 실점장면을 연출하며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에선 박종우(부산)가 중용되며 투지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전개 및 동료와 호흡에서 매끄럽지 못했다. 파트너로 나선 이호 이명주(포항) 등과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약속된 플레이가 실종됐다. 하대성은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이런 탓에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계속됐다. 왼 측면에선 김민우(사간 도스)가 수비와 미드필더를 번갈아 보며 전술적인 실험을 받았다. 활발했지만 2% 부족한 모습이었다. 고요한(서울) 이승기(전북) 김태환(성남) 등도 조용했다. 대부분 선수들이 합격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선수를 찾지 못한 홍 감독의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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