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 참배’ 효과 본 김호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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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3일 07시 00분


현대캐피탈 문성민(오른쪽 2번째)이 2일 대한항공과 홈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현대캐피탈 문성민(오른쪽 2번째)이 2일 대한항공과 홈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이순신장군 ‘필사즉생 필생즉사’ 주문
현대캐피탈 선수들에 정신력 재무장
문성민·윤봉우 활약…대한항공 제압


두 팀 모두 설 연휴에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1월29일 한국전력에, 대한항공은 1월30일 삼성화재에 각각 패했다.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프로배구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을 벌이는 두 팀 감독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 김호철 감독이 아산 현충사에 간 까닭은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과 홈경기에서 충격의 0-3 패배를 당했다. “선수 모두가 왜 졌는지 이유도 모른 채 멍한 상태”였다고 구단 관계자는 전했다. 공격성공률이 시즌 들어 최고 수치였지만 한국전력에 처음 완패를 당했다. 단 한 개의 블로킹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우리 블로커 모두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간혹 블로킹을 해도 이상한 곳에 떨어져 수비가 되지 않았다”고 김호철 감독은 말했다. 삼성화재전에 이어 뼈아픈 2연패를 당한 김 감독은 다음날 아산 현충사를 찾았다.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뒤였다. “머리도 식히고 바람도 쐴 겸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의미 있는 현충사 참배였다. 현충사에 모셔진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을 하루 앞두고 ‘필사즉생 필생즉사(죽기를 각오로 싸우면 반드시 이길 것이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라고 했다. 삼성화재에 정규리그 1위를 순순히 내줄 김 감독이 아니었다.

● 승리와 승점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김종민 감독

삼성화재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팀이 제 모양을 갖췄다는 판단이 섰다. 3라운드 막판에 삼성화재와 했던 2-2 트레이드 결과가 삼성화재의 5연승이지만 대한항공도 손해 본 것은 아니었다. 세터 강민웅의 가세로 공격수들이 훨씬 편하게 공을 때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민웅이가 B퀵과 백C퀵 토스를 잘한다. 블로커들이 따라가기 가장 어려운 토스다. 갈수록 팀플레이가 좋아질 것이다. 토스 실수로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지는 일은 이제 없다”고 했다. 3위 우리카드(12승8패)가 1일 러시앤캐시에 발목을 잡혔고, 최근 주춤해 추격은 가능하다고 믿는다. “모든 경기가 우리에게는 다 중요하다. 승리 승점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 플레이만 한다면 봄 배구를 할 수 있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 2승1패로 현대캐피탈이 앞선 가운데 4R는?

1세트. 대한항공 서브 리시버들의 발이 무거웠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중심으로 문성민 최민호 윤봉우가 골고루 3점 이상씩 득점하며 25-20으로 세트를 따냈다. 공격성공률은 64%였고, 공격득점은 20-11로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마이클 신영수 양 날개의 공격은 좋았지만 상대의 강한 서브에 중앙속공이 막혔다. 성공률은 56%.

1세트 때 문성민의 스파이크에 맞아 강민웅의 오른 눈이 부어올랐다. 앞이 안 보인다고 해서 경기 도중 병원으로 갔다. 변수였다. 현대캐피탈은 초반 3점차 열세를 뒤집어 중반에 5점 차로 앞서갔다. 현대캐피탈은 24-20에서 윤봉우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끝냈다.

승기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3세트 26-26에서 최민호와 문성민의 연속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냈다. 대한항공전 첫 3-0 완승. 윤봉우는 13득점(블로킹3, 서브1)에 공격범실 0의 완벽한 플레이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2위 현대캐피탈은 2연패를 끊고 15승(6패 승점 43)째를 따냈다. 1위 삼성화재와 승점 5차. 4위 대한항공은 2연패하며 12패(9승 승점 29)를 기록했다. 3위 우리카드와 승점 3차.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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