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작곡가 정연승 “클래식과 대중음악, 두 마리 토끼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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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2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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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정연승이 겨울감성이 돋보이는 앨범 ‘윈테세이’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파스텔뮤직)
작곡가 정연승이 겨울감성이 돋보이는 앨범 ‘윈테세이’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파스텔뮤직)
차이콥스키와 스트라빈스키의 후배가 21세기 팝 음악을 들고 대중음악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작곡가 정연승(32)은 두 거장의 모교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에서 클래식 음악 작곡을 전공한 수재다. 그런 그가 설렘 가득한 데뷔 앨범을 들고 대중 앞에 첫발 내디뎠다.

대중음악계에서 가수가 아닌 작곡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데뷔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정연승은 작곡가로서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가수들을 앨범 작업에 참여시켰다. 에피톤프로젝트와 Mnet ‘보이스코리아’ 출신 장재호 등 감미로운 보컬을 자랑하는 가수들의 목소리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노래를 못한다는 것을 약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굉장히 큰 장점이 될 수 있더라고요. 많은 보컬리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음반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그런 것이죠. 앞으로도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예정입니다.”

그는 조금 늦은 나이인 20살 때 처음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로 사람들의 큰 박수를 받은 것이 음악인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였다. (사진제공|파스텔뮤직)
그는 조금 늦은 나이인 20살 때 처음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로 사람들의 큰 박수를 받은 것이 음악인으로 거듭나게 된 계기였다. (사진제공|파스텔뮤직)
정연승은 정통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작곡가임에도 힙합과 록, R&B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을 가리지 않고 사랑하는 ‘음악바보’다. 클래식과 대중음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준비가 돼 있다.

“중·고등학교 때는 힙합에 열광했어요. 지금은 록에 미쳐있죠. 언젠가는 이런 장르들을 클래식 음악에 다 녹여내 보고 싶어요. 최대한 많은 종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처럼 다작하는 작곡가로 남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규앨범 ‘윈테세이(Wintessay)’로 정연승은 ‘다작’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겨울감성이 물씬 풍기는 사랑이야기를 수필처럼 풀어내 앨범에 담았다. 그의 정성과 애정도 듬뿍 담겼다.

“저는 솔직한 편이에요. 제 노래에는 제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담겨 있죠. 그런 소중한 곡들을 담은 첫 번째 앨범입니다. 정성을 안 쏟을 수가 없었죠. 곡 선정부터 재킷 표지디자인까지 신중하고 깐깐하게 골랐어요.”

이번 앨범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윈테세이’는 그가 기획 중인 ‘사계절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추이기 때문. 그는 ‘겨울’을 시작으로 ‘가을’ ‘여름’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감성을 담은 앨범을 역순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연승의 프로젝트 앨범’을 소장하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 거예요. 많은 사람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 하는 그런 프로젝트 앨범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연승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희망한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파스텔뮤직)
정연승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희망한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파스텔뮤직)
그는 음반 활동으로 대중음악계에서 인정받길 원하지만 클래식 작곡가로서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88올림픽’과 ‘부산아시안게임’ 같이 국내에서 열린 국제적인 행사에 총 음악 감독을 타국의 작곡가가 맡았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속상해요. 언젠가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해내고 싶어요. 한국의 양방언, 류이치 사카모토 같은 작곡가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중들이 연주음반은 많이 안 듣는 것이 사실”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생 연주음반과 프로젝트음반을 병행할 거예요. 제 프로젝트음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연주음반에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싶어요. 대중들이 가진 음악적인 카테고리가 넓어질 때까지 시도하고 또 시도하겠습니다.”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제공|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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