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두 경기 0:6… 홍명보 “모든건 내 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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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4골, 美에 2골 허용 완패
수비진 손발 안맞아 허둥지둥… 박주영 잉글랜드 2부팀으로 임대
브라질행 승선 경쟁 출발선에

허탈 김신욱(26·울산·9번)을 비롯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슨 스터브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카슨=게티이미지 멀티비츠
허탈 김신욱(26·울산·9번)을 비롯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슨 스터브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카슨=게티이미지 멀티비츠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전에 이어 2일 미국에도 완패한 뒤 “(결과는) 납득시킬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냥 감독을 비난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슨 스터브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과 후반 15분 크리스 원돌롭스키(새너제이)에게 연속 골을 내주면서 0-2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월 26일부터 미국에서 치른 세 차례의 평가전을 1승 2패로 마쳤다. 지난달 26일 후반에 2명이 퇴장을 당한 코스타리카에 1-0으로 이겼고, 30일 멕시코에는 0-4로 완패했다. 세 경기에서 42개의 슛을 날려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골결정력 부족이야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공격력에 비해선 그나마 낫다는 평가를 받던 수비는 6골이나 내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파가 모두 빠진 이번 대표팀에서는 김기희(전북) 강민수(울산) 김주영(서울)이 중앙 수비를 나눠 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기희와 김주영은 홍명보호(號)에 처음 승선한 선수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홍 감독은 미국전이 끝난 뒤 “세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팬들이 듣기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인터넷에는 ‘월드컵이 코앞인데 이래서야…’ ‘유럽파가 빠졌어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등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난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홍 감독은 세 차례의 평가전을 앞두고 “승패나 스코어보다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국내파 위주로 꾸린 이번 대표팀 중 누구를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데려갈지 점검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였다. 홍 감독은 지난해 말 “주전의 80%가량은 이미 정해졌다”고 했었다. 골키퍼를 뺀 나머지 10개 포지션 중 국내파가 차지할 수 있는 건 많아야 두세 자리 정도다.

홍 감독이 평가전을 철저하게 선수 점검의 기회로 활용한 것도 연이은 완패의 원인 중 하나로 봐야 한다. 홍 감독은 전반에 선수를 교체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멕시코전, 미국전에서 경기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점검을 위해 선발 출전자들을 계속 뛰게 했다. 완패한 경기 결과에 대해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있는 홍 감독이 “그래도 얻은 게 있다”고 한 건 국내파의 옥석 가리기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일정도 썩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코스타리카전이 끝나고 3일을 쉰 뒤 멕시코전을 치렀고, 다시 이틀만 휴식하고 미국을 상대하는 빡빡한 경기 일정이었다. 이에 비해 멕시코와 미국은 올 들어 처음 치른 평가전이었다. ‘국내파는 역시 안 돼’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 K리거들로선 다소 억울할 수 있다.

한편 홍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벤치만 지키던 박주영의 이적에 대해 “새로운 팀을 찾았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박주영은 비로소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대표팀 선발) 경쟁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홍 감독은 처가가 있는 미국에서 며칠을 보낸 뒤 해외파를 점검하기 위해 유럽으로 날아간다. 대표팀 복귀 여부를 놓고 말이 많았던 박지성(에인트호번)도 만나기로 돼 있다.

대표팀은 3월 6일 유럽파까지 소집해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카슨=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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